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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이전에 앞서 챙겨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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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1-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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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완전 이전한다. 이전이 이뤄지면 직원과 가족 등 약 3천여 명의 인구가 늘어난다. 그리고 한수원이 내는 지방세도 매년 28억원에 이르러 경주시의 세수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시민들은 포항제철이 포항의 발전을 이끌었고 현대중공업과 자동차가 울산을 산업수도로 키워낸 것처럼 한수원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할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한수원의 본사 이전은 여러 차례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경주시민들이야 하루라도 빨리 경주에 본사를 옮겨와 지역의 기업으로 성장해 주기를 바랐지만 한수원의 입장을 들어보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평생을 한 곳에서 살아오던 정주환경을 하루아침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경주의 환경이 그들이 살아가던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까지 시간이 필요했을 터이다. 그리고 한수원은 그동안 묵묵하게 기다려 준 경주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
 한수원 본사 이전은 경주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전을 앞두고 미리 생각해야 할 부분도 있고 이전 이후에 생겨날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 한수원 관련 기업들의 경주 이전이다. 한수원만 경주로 이전한다면 시민들이 바라는 시너지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관련 기업들이 본사가 있는 경주에 이전해 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칠 때 비로소 경주시는 한수원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이 문제는 경주시장과 지역의 지도자들이 나서서 해결될 문제만은 아니다. 한수원이 본격적으로 연고지 경주를 챙긴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또 본사 이전과 함께 생활 근거지를 옮기는 사원들의 삶과 기존의 시민들이 어떻게 조화로워질 것인가도 문제다. 사원들은 낯선 도시에 와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문화 인프라가 절대 부족하고 교육환경 또한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 재학생을 둔 사원들이 과연 경주로 가족 모두를 데리고 이주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러다 보면 사원들은 자신들만의 집단을 형성할 것이고 시민들과 부조화를 겪어 갈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 경주가 고민해야 할 사회문제로 부상된다면 이것 또한 부담이다.
 이주하는 한수원 가족들의 경제활동 역외유출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들이 쇼핑을 위해 경주를 떠나 인근의 울산이나 포항으로 떠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현재의 도로사정으로도 서울에서 위성도시로 향하는 시간보다 짧게 걸리는데 울산-포항간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마치 이웃동네로 산보가듯 울산과 포항으로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기러 떠날지도 모른다.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경주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수원이 진정한 지역 기업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고개들이 이 외에도 수없이 존재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체인 한수원과 경주시, 그리고 시민들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주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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