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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소방서가 헬기 띄워 유기견 구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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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2-1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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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서부소방서가 유기견 1마리를 구조하기 위해 소방헬기까지 동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대구시민들은 '정신 나간 소방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비난은 지극히 당연하다. 아무리 세상이 변했고 동물을 사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는 있다고 하지만 헬기까지 동원한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처사라는 반응이다.
 대구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50분께 대구 북구 읍내동 칠곡IC 옆 명봉산 정상의 헬기장 인근에 검정색 잡종견 1마리가 쓰러져 있다는 등산객의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서부소방서 읍내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이 해발 401m의 명봉산 헬기장으로 출동했으나, 몸무게 20㎏에 키가 1m 남짓한 이 수컷 잡종견은 왼쪽 앞발과 뒷발이 마비된 채로 거동자체가 불가능했다. 마비증세로 꿈쩍도 못하는 개를 싣고 갈 들것이나 케이지가 없어 곧바로 구조가 불가능했다. 이에 소방관들은 헬기로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4시16분께 대구소방 1호헬기가 출동하고 개는 대구유기견보호소로 옮겨졌다.
 이같은 일련의 조치가 알려지자 시민들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위해 운용하고 있는 소방헬기가 유기견을 구하기 위해 동원 됐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 시민들은 "혈세를 들여 도입한 헬기를 유기견 구조를 위해 동원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소방헬기를 동원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며 분개하고 있다.
 화재진압과 화재예방을 위해 운용돼야 할 소방헬기가 화재 관련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이 소방방재청으로 부터 제출 받은 '최근 3년간 시도별 소방헬기 비긴급 항공지원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소방헬기가 홍보영상 촬영 및 취재지원, 행사지원, 지자체 업무지원 등에 총 179회 동원됐다.
 소방헬기의 주 임무가 인명 구조와 화재진압이 최우선이지만, 지자체 업무지원에 과다하게 동원되고 있는 것은 전국의 광역지자체가 조례를 통해'시·도정 업무 지원'에 소방헬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명시해 면죄부를 줬기 때문이다. 소방헬기 운용 백태를 보면 투자유치를 위해 항공시찰 등 지자체 업무지원이 62회로 가장 많았고, 지자체 홍보영상 촬영 및 취재지원 54회, 행사지원 50회, 소나무 재선충 항공 예찰 등 기타가 13건 순 이었다.
 위의사례는 그래도 조례라는 근거가 있는 일들이다. 그러나 유기견 구조를 위해 헬기를 동원하라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대구시소방안전본부 소방항공대업무 내용에도 없는 일이다. 대구시소방안전본부는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이번 헬기동원의 경위를 살피고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자 처벌은 물론 관련 업무규정을 손보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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