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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직원들의 고충도 헤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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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5-0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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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이 본사를 경주에 옮겨 안착한 후에 경주가 한수원 이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과 관련 협력사들의 경주 이전이 줄을 잇고 민간기업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DN은 한수원 이전에 맞춰 이달부터 경주 동천동에 건물을 임차해 업무를 시작했다.
 또 한전 계열의 플랜트서비스 회사인 한전KPS도 원자력 종합서비스센터를 경주 문산2일반산업단지에 건립하고 있다. 완공되면 내년부터 310여명의 직원이 상주한다. 또 2018년까지 감포해양관광단지에 원전 현장인력양성원을 설립해 연간 100여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한다. 한수원은 내년 말까지 30여개, 중장기적으로 100여개 협력기업이 경주에 들어와 원자력 집적단지를 구축할 것이리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한수원은 경주로 이전하고 난 후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선물 보따리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경주시민들이 그동안 한수원에 기대했던 것들을 차곡차곡 펴놓는 것이다. 본사 이전으로 3천여명의 임직원과 가족들이 경주에 정착하면서 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몫도 크다. 고액연봉을 가진 직원들이 경주사회에 소비를 할 경우 그동안 침체를 거듭했던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주시민들은 한수원에 무턱대고 베풀기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당장 한수원 임직원들의 고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에 본사를 뒀던 한수원이 인접 인프라가 전무한 장항리로 옮겨왔으니 그 문화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천년 고도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환경도 하루 이틀 지나면 시들해 진다. 한수원 직원들은 이미 문명에 길들여져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에 익숙해져 있다.
 한수원 본사가 있는 장항리는 경주에서도 오지에 속한다. 그들은 근무시간동안 근무동 안에서 살아야 하며 잠시 쉬는 시간은 사무실에서 벗어나 사방에 뒤덮인 산만 바라봐야 한다. 몇몇 직원들은 우울증을 느끼는 것 같다며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직원들뿐만 아니다. 그 가족들은 갑자기 바뀐 생활환경에 당황하고 있다. 서울의 반듯한 생활 환경에 젖어 살다가 아직은 허술한 경주에 내려앉았으니 그 불편함을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외롭고 쓸쓸함은 덤으로 온다.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경주시민들은 어떻게 도와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수원이 경주에 왔으니 경주시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라는 식은 지나친 이기주의다.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고 서로 주고받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직장을 따라 느닷없이 경주에 내려온 직원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한수원은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무턱대고 원칙 없이 지원만 하는 것도 문제다. 공익을 위해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지원방법을 찾아내고 철저히 옥석을 가려야 한다. 한수원이 공기업으로 가지는 태도와 역할은 분명하다. 주눅들 일 없고 당당하게 지역사회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 끌려가서도 안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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