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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보는 동맹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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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5-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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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트럼프는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100%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치 주한미군을 용병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한국은 현재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절반을 대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원 가까이 지출했다. 아리스테이데스의 관점으로 보면 한국은 분담 비율은 적정 수준을 넘어선다. 한국과 미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안전보장 무임승차자가 아니다.
 미국은 1953년 10월1일 한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한미동맹은 처음에는 미국의 일방적인 안전보장체제로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의미가 상당히 달라졌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일방적 시혜 관계는 아니다.
 해외 군사기지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달성키 위한 도구다. 미국은 이라크 같은 분쟁지역은 물론 그린랜드, 싱가포르에도 군사기지를 두고 있다. 미국 지도자가 이들 국가에 안전보장을 제공한다고 우기면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연합군을 결성해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 해군에 완성을 거둔 후 동맹을 결성했다. 아테네를 중심으로 집단안보 체제를 수립했다. 아리스테이데스는 동맹 설계의 책임을 맡았다. 살라미스 해전의 영웅 테미스토클레스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그는 부정 부패 혐의로 도편추방을 당했다. 아리스테이데스가 테미스토클레스를 적극 옹호했지만 허사로 끝났다.
 모든 동맹 참여국들이 아리스테이디스를 선호했다. 동맹을 공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의 삶은 이런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청빈을 실천했다. 죽을 때 남긴 돈이 없어 아테네가 정부 재정으로 장례비를 집행했다. 딸들은 지참금이 없어 결혼도 포기했다. 사심이 없다는 게 지배적 평가였다.
 BC 477년 아테네를 중심으로 델로스 동맹이 결성됐다. 동맹국 가운데 아테네, 레스보스, 키오스 등 3개 도시국가들만 독자적으로 함대를 유지했다. 나머지 국가들은 공동 기금에 자금을 댔다. 이 기금은 함대 유지 비용으로 사용됐다.
 아리스테이데스는 공정하게 공동기금 분담액을 결정했다. 동맹국들의 경제력을 정확히 평가한 후 기금 배정 기준으로 삼았다. 평가 및 배정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했기 때문에 어느 동맹국도 불만을 품지 않았다.
 아리스테이데스는 공정했지만 후임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델로스동맹은 아테네동맹, 나아가 아테네 제국으로 변질됐다. 심지어 공동 기금도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으로 옮겼다. 다른 동맹국들의 반발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동맹에서 탈퇴하려는 도시국가들이 늘어났다. 델로스 동맹은 와해됐다. 아테네도 비극적 운명을 맞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라이벌 스파르타에 무릎을 꿇고 만다.
 지도자가 역사와 국제관계를 모르면 나라의 불행이다. 고립과 쇠락을 재촉한다. 델로스 동맹이 무너지자 아테네도 몰락을 맞았다. 역사를 망각하면 불행을 자초할 뿐이다. 트럼프 후보는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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