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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복각해 따로 전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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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5-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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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본존불상은 우리 조상이 남긴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조형적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신성한 종교적 가치마저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구상 불교국가에는 무수하게 많은 석굴사원이 있고 거기에 봉안된 불상이 있지만 석굴암의 본존불만큼 소박함과 장중함, 인자함이 동시에 드러나는 것은 없다.
 본존불의 조각 기술은 단연코 으뜸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어깨 선과 두 팔과 두 손, 가부좌를 한 두 다리와 무릎, 그 어느 하나도 허투루 만든 것이 아니라 가히 완벽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그 본존불의 몸에 걸쳐진 가사와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옷자락은 종교예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본존불을 에워싸고 있는 십일면관음보살상도 석굴암의 중요한 보물이다.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11개의 얼굴 모습을 갖추고 있는 관세음보살상은 영원한 힘의 원천과 양상과 기능의 질서를 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범천과 제석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십대제자, 감실의 조각상, 사천왕, 금강역사, 팔부신중 등 보면 볼수록 자랑스럽고 진귀한 전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이 석굴암의 위대한 유물을 자세히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각에 들어가서 줄을 서야 하고 참배객에 떠밀려 제대로 감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또 가까이 다가가서 감상할 수 없도록 가로막을 설치해 뒀고, 전문 지식을 가진 문화재 해설사도 부족해 수박껍질만 핥고 가는 듯한 심정이 든다.
 이 석굴암의 모습을 그대로 복각해 넓고 편안한 곳에 전시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당연히 원래의 것보다 신성함과 예술성은 떨어지겠지만 제대로 된 감상과 이해를 가로막는 지형적 문제를 극복하고 너무 많은 참배객들로 훼손될 수도 있는 문화재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모두 가능한 일이다.
 프랑스의 알타미라와 라스코 동굴을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밀폐해 버리고 똑같은 환경과 모습으로 복원해 놓은 것이 좋은 예다. 박물관에서 상당부분의 유물들을 복제해서 전시하는 것은 이미 상식이 돼 있다. 복각된 부처님이라고 해서 그 예술성이 훼손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훌륭한 조각가의 손끝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면 충분히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최첨단 과학기술인 3D프린팅 기술이다. 고대의 문화유산이 최첨단 과학기술을 만나 재탄생 됐다면 그것 또한 해외토픽감이다. 그래서 경주를 알리고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석굴암을 알리는 것이다.
 새로 만든 석굴암은 엑스포장이나 보문의 어느 곳, 동부사적군의 한 곳을 골라 전시해도 된다. 접근성으로 본다면 동부사적지가 적당할 수 있다. 석굴암의 모습을 그대로 본따서 전시하고 전문 해설사가 우리 조상의 위대한 종교예술적 능력을 설명해 낸다면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훌륭한 교육장이 될 수 있다. 최고의 걸작품을 대중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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