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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도시 건축물 예술화 사업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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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5-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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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종합자원화단지의 높은 굴뚝은 7번 국도의 흉물이다. 경주의 진산인 랑산은 물론이고 명활산성의 스카이라인을 무참하게 방해한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 자원화단지를 세운 것이 잘못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방법이 없었다면 지금의 그 모습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비단 자원화단지의 굴뚝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도시가 그러하듯이 경주의 수많은 건조물들도 아무런 심미적 가치 없이 마구잡이로 세웠다. 편의성과 예산만 고려한 결과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하나의 건물을 짓더라도 심혈을 기울여 미관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천년고도인 경주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경주에는 경주의 정체성과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들이 널렸다. 하나 둘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마구잡이식이다. 심도 있는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결과다. 그렇지 않았다면 심의를 하는 위원들의 안목이 문제였다.
 싱가포르의 경우 건축물 허가 기준이 엄청나게 까다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어느 하나 같은 외양을 가진 건축물이 없다. 마천루의 도시라고 일컬어질 만큼 고층빌딩이 즐비하지만 조화롭고 단정하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과 현대적인 건축물이 언밸런스를 이루면서도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게 했다.
 경주는 오스티리아 빈의 훈데르트바서 마을을 본받아야 한다. 이상적인 건물을 지어보자는 빈 시당국의 건의로 미술가이자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가 1985년 10월 건설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빈 시에서 운영하는 집합주택으로 훈데르트바서는 삭막하고 특징이나 국적 없는 현대주택을 지양하고, 현대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주거건축물을 목표로 지었다. 강렬한 색채와 서로 다른 모양의 창틀, 둥근 탑, 곡선으로 이루어진 복도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그는 스카이라인을 특히 중요시 했다. 스카이라인은 신과 사람을 맺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마을에는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실마저 예술이다. 생태학자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는 건축물 전체에 자연의 위대함을 담았고 그의 예술적 영혼을 담았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 탄생한 것이다.
 경주의 관계자는 이곳을 방문해서 배워야 한다. 경주는 빈에 못지않게 도시 전체를 예술화사업으로 꾸밀 가치가 충분히 있다. 건축주가 별다른 고민 없이 건축허가를 신청해 와도 허가부서에서는 심사숙고해서 경주와 어울리는 건축물을 짓도록 유도해야 한다. 황남동 일대의 한옥마을은 그 나름대로 한옥의 정체성을 살리고 나머지 지역에는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도록 유도해야 한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는 강한 이미지를 갖도록 한다. 외국인들이 서울 도심을 방문해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것이 고궁과 어우러진 시가지라고 한다. 신라천년 고도 경주에 매력없는 건축물이 넘쳐나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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