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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쉬나메`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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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5-3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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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페르시아의 서사시 '쿠쉬나메'를 드라마로 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당부분 구체적인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수익구조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이란 정부의 문화 관료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란 국영방송국의 방영권 확보와 정부 차원의 지원도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끌어냈다. 이제 제작사를 결정하고 드라마 제작에 따른 재정만 확보하면 '쿠쉬나메'는 드라마로 탄생된다.
 '쿠쉬나메'는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자가 이슬람 세력의 박해를 피해 신라로 망명 와 신라 공주와 결혼하고 다시 평화로운 페르시아를 되찾은 왕을 낳은 이야기다. 거대한 분량의 반 이상이 신라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고대 신라사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우리는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 경주는 그나마 이란과의 교류를 준비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정부나 경상북도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멀뚱하게 있었다.
 예컨대 세계문화엑스포 개최장소를 이란의 이스파한을 버리고 베트남의 호치민을 선택한 것도 잘못이다.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새로운 교류를 위해 노력하는 시점에서, 이란의 관계자가 몇 차례 찾아와 엑스포 개최 의지를 보였음에도 외면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었다. 정부나 경상북도의 고위 관료들은 '쿠쉬나메'가 얼마나 큰 문화 콘텐츠인지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쿠쉬나메'에 정통한 학자가 경주의 학교에 와서 머물며 연구 성과를 내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주시와 지역의 대학은 외면했다. 그것도 잘못이다. '쿠쉬나메'는 단순한 픽션이기 이전에 신라문화와 경주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디딤돌이다.
 이제 '쿠쉬나메'는 드라마로 제작될 공산이 크다. 물론 완전히 크랭크인이 돼야 비로소 가시화 되겠지만 민간에서 그 서사시를 포장해 국제적인 상품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매우 가상한 일이다. 정부와 경상북도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만약 그들이 제작비를 일정부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백발백중 예산타령을 할 것이다. 대통령이 말한 '문화융성'은 매번 실무진에서 공수표가 된다.
 경주라도 정신을 차리고 놓칠 수 없는 콘텐츠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 이란과의 문화교류는 단순하게 한 중동국가와의 교류가 아니다. 신라가 실크로드상의 가장 강대한 제국이었던 페르시아와의 교류를 했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신라문화는 지금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를 갖게 된다.
 오는 연말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릴 문화교류가 중요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단순한 문화 나들이가 아니라 신라문화를 국제화 시키는 시도인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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