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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핌피현상 신공항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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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6-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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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가급적 신속한 시간 안에 관련 절차가 마무리 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말이다. 황 총리는 최근 신공항과 관련해 부산과 영남권의 갈등에 대해서 "정부에서는 현안과 관련한 갈등이 있거나 국민 안전, 경제 등에 큰 영향이 미치는 사안에 대해 예민하게 체크하는 시스템이 있고 신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신공항과 관련해 정부도 '뭔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싱공항 선정과 관련해 외국 전문기관의 용역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또 그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신공항 선정은 관련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발표해야 할 사안이지만 부산과 나머지 영남권의 갈등이 커지면 총리실이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토교통부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맡겨놓은 상태고 이달 안으로 그 결과가 발표된다. 황 총리에 앞서 이날 오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기자들고 만나 "용역결과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정부와 청와대가 입지 선정과 관련해 용기를 가지고 강행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부산 가덕도나 밀양 중 한 곳이 신공항 입지로 선택됐을 때 일어날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우선 정치권의 행동이 주목된다. 부산은 배수진을 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조차도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 만약 밀양으로 신공항이 넘어가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더민주당의 문재인 대표는 대권 도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가덕도 편을 들고 있다. 대구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난 다음날 곧바로 정 원내대표를 찾아가 압박했다.
 부산시민들은 아예 사생결단이다. 가덕도가 실패하면 불복운동을 벌이겠다는 태세다. 사회적 갈등은 이미 예정된 셈이다. 가덕도로 정해지만 대구·경북·울산·경남의 시민들도 만만찮은 불만을 터뜨릴 것이다. 사회적 파장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먼저 나서서 핏대를 세우니 신공항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지역갈등의 화약고가 되고 말았다.
 지역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정부가 발표하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 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근거가 있고 정의로운 결과라면 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계획됐던 신공항이 지역간의 갈등으로 변질된다면 국가 발전이 후퇴된다. 기반시설이 아무리 잘 갖춰져도 국민들의 불협화음이 있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결과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 밀양이나 가덕도나 모두 우리의 국토다. 우리 국토 안에 들어설 신공항을 두고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모양새는 정말 한심하다. 전형적인 핌피현상이다. 기성세대들의 치열한 이권 다툼을 보고 자라날 우리의 후손들이 무엇을 배울지도 우려가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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