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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남산, 묘지이전 특단의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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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6-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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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남산에 불법으로 조성된 묘지를 이장하는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경주시와 국립경주시문화재연구소에서 2003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남산국립공원에 있는 묘지는 약 3,000기로 추산되고 있고 남산 전체로는 약 2만여 기로 추산하고 있다. 묘지 1기당 평균 면적을 2~3평으로 잡으면 대략 7㎡가량 되는데 묘지 3,000여 기를 전체 면적으로 환산하면 묘지면적만 약 20㎢가 나온다. 경주 남산국립공원의 총 면적은 21.78㎢. 이고 보면 묘지가 남산국립공원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11호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의 보고인 남산에 불법 분묘로 뒤덮여있다는 사실을 알면 모두 크게 놀란다.
 하지만 불법묘지 이장 사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11년부터 진행된 이장사업은 2013년까지 국비 4억5,000만 원으로 묘지 133기를 이장했고 2014년에는 문화재청 3억 원, 국비 1억 원을 지원받아 묘지 100기를 이장했다. 2015년에는 문화재청 1억3,000만 원, 국비 1억7,000만 원을 들여 묘지 77기를 이장했다. 2011년 이장사업을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총 310기의 묘지를 이장하는데 그쳤다. 이런 속도로 진행하다가는 3000여기를 이장하는데 50여년이 걸릴 전망이다.
 불법분묘가 문제시 하는 것은 산불과 때문이다. 묘지를 방문하는 성묘객들이 혹시 담배를 피워 꽁초를 남기거나 옷이나 유물을 태우면 바로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남산에서는 실제로 지난 1997년 내남면 용장골에서 산불이 나 70.3㏊의 귀중한 산림이 소실되기도 했다.
 묘지는 산림훼손뿐만 아니라 문화재까지 파손할 우려도 있다. 세계문화유산구역이라는 세계명소와 '죽은 자의 공간'이라는 묘지는 분명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묘지 자체가 문화재일 수 있지만 남산의 묘지 중에 문화재는 0.1%도 안 된다. 불법묘지는 성묘객들이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며 만드는 많은 샛길도 문제다. 실제로 남산은 7개의 법정탐방로 포함한 주요 탐방로 20개 외에 샛길이 거미줄같이 촘촘하게 나 있는  매년 남산지구에만 60만 명 남짓 탐방객이 방문하고 있으나, 탐방로보다는 샛길로 출입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샛길은 결정적으로 산림훼손을 부추기는 큰 요인이다. 또한 묘지는 조성할 때와 조성하고 나서도 주변 수목을 훼손한다. 묘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터에 있던 수목을 모두 잘라내야 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 추세라면 자연발생적으로 늘어나는 묘지와 이장하는 묘지가 비슷해 평행선을 달려 그 성과가 적다. 세계유산 안에 불법묘지,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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