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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하루빨리 `악습` 청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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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7-1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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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내에서 또다시 '가혹행위'가 일어났다. 해병대는 그동안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병영문화 개선, 기강정립을 약속했지만 가혹행위가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등 병영부조리와 악습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후임병에게 무리하게 음식을 먹인 가혹행위가 확인됐다.
 해병대 측은 11일 포항 1사단 모 부대 소속 A상병 등 병사 4명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식사를 마친 B일병을 PX로 데려가 빵, 과자, 음료수, 컵라면 등을 여러 차례 강제로 먹인 사실이 확인돼 최근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B일병은 점심 직후 바로 PX로 불려가 빵 8봉지, 초코파이 1상자, 컵라면 2개, 우유 3팩 등을 한자리에서 강제로 먹었다고 진술했다. 한마디로 '인간'이 아닌 '짐승' 취급을 하며 괴롭혔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소위 '악기바리'로 불리는 이 가혹행위는 '기수열외'와 더불어 해병대 내에서 오래전부터 행해진 악습이다. 이들은 이같은 행위가 '전입 온 이등병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라며 구태행위를 일삼았다.
 한 해병대 전역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가혹행위가 몇 달간만 지속돼도 체중이 30㎏쯤 늘어 난다"고 경험담을 털어났다.
 해병대에서 최근 몇 년간 일어난 가혹행위는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많았다. 지난달 26일에는 이 부대에서 신병 교육을 받은 C일병이 훈련 당시 교관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D중사 등 부사관 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또 지난 3월에는 보병대대 E중령이 지휘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과 강압적 부대 지휘를 일삼은 혐의 등으로 직위 해제되기도 했다.
 해병대의 가혹행위가 사회문제가 되자 지난 2011년에는 군인권센터에서 현역과 예비역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는 등 근절을 위해 노력했으나 그 후로도 추행과 폭행, 구타, 가혹행위 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해병대의 가혹행위는 잘못된 병영문화에서 기인한다. 막강한 전투력과 가혹행위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기혹행위가 오히려 전투력을 상실하게 하는 원인인데도 해병대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전개되는 가혹행위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해병대는 이러한 가혹행위가 주둔지 도시의 이미지 실추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명심하고 환골탈태(換骨奪胎) 한다는 심정으로  근절책을 내 놓아야 한다. '오늘은 어디 가서 땡강을 놓고…' 하는 군가를 부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해병대는 하루 빨리 악습을 청산하고 진정한 국민의 군대로 자리메김하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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