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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삭발 기네스 기록도전은 재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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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8-1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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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성주군민들이 광복절 당일 815명이 참여하는 삭발로 한국판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는 사드 배치 철회를 염원하는 군민들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11일 한국기록원과 '진기명기'(Amazing Achievements) 분야 '집단 참여'(Mass Participation) 항목 '대규모 삭발 기록 도전'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투쟁위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기네스 기록원의 인정까지 받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 기록에만 도전하기로 했다. 기록 검증에 필요한 심판관, 전문 컨설턴트, 변호사 등 기록 검증 전문가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270만 원을 낼 예정이다. 10일 현재 성주읍을 제외한 9개 면에서만 610명의 신청이 들어왔고, 인구 2만5천 명인 성주읍 신청자를 합하면 목표한 815명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쟁위는 삭발식과 함께 사드가 배치될 성산포대에서부터 문화예술회관, 군청, 성밖 숲까지 2㎞ 거리를 2천 명이 넘는 군민의 손과 손으로 연결하는 '인간 띠 잇기'행사도 펼친다. 2㎞도 안되는 거리에 전자파 위험성이 높은 사드가 배치돼선 안 된다는 군민들의 강력한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삭발'은 어떤 사안에 대해 순리적으로 해결이 어려울 경우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는 거의 마지막 행동이요 표현이다. 더구나 2천여명이 집단으로 삭발한다는 것은 '기네스북 감'임에 틀림이 없다. 투쟁위의 이번 기네스북 도전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성주군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전국에 알린다는 의도로 개최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 띠 잇기'는 훌륭한 발상이나 '집단 삭발로 인한 기네스북 도전'은 재고돼야 한다. 이는 결의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 할지 모르나 성주의 장기적인 이미지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성주는 참외 농사를 지어 그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농업지역이다. 그런데 삭발이라는 다소 과격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화 되고 더구나 기네스 기록으로 남아 영원히 보존 된다면 순박한 농촌 이미지는 물 건너가게 된다. 클레어 폴커드 기네스북 편집자는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사람들은 정말 놀랄만한 일을 해 낸다"며 "매혹적인 기록들이 끊이지 않고 특히 '해괴한 짓'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혹여 이번 집단 삭발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고착화 되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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