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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문가,˝불안해 하지마라˝ 막말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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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9-2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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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으로  경북동해안과 대구권 주민들이 연일 불안에 떨고 있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공포(恐怖)' 속에 지내고 있다고 해도 적절할 것 같다.
 지진(地震)에 몸에 밴 일본인들이야 대피방법 등에 대해 익숙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지진을 첫 경험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당황하고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특히, 진앙지와 인접한 경주,울산,포항,영천,부산 일대 주민들은 9·12 지진 이래 한시도 마음이 안정된 적이 없었다. 더욱이 지난 19일 밤에 또 진도 4.5 규모로 발생하자 주민들은 혼비백산했다. 평소 심신이 허약한 여성들은 '구토'를, 어린아이들은 경기를 하면서 운다. 특히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약자나 장애자들은 계단을 통해 내려오면서 헛디딤으로 2차 인명피해까지 우려되는 시간이었다.
 심지어 50대 이후  부부들은 늦은 밤 아예 차를 몰고 경주를 벗어난다. 그럼에도 지진이후  지진 및 지질관련 일부 교수들이 방송에 출연해 하는 말이 경주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진도 5.8 규모 이후 여진은 거의 미미하다","양산단층은 크게 염려할 것 없다","이번 지진 후 별다른 여파는 없을 것이다" 등 나름 전문가들이 내뱉은 말이다. 특히, 20일 오전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교수는 진도 4.5 지진을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다.  그는 "이 정도 지진은 별 문제가 없고 안전해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등 지진지역 주민들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가 아무리 지진 전문가라 하지만, 실제 당하는 사람들 입장을 고려할 때 부적절한 발언이다. 그들이 방송에 출연한 곳은 지진 '안전지대'인 '서울'이다.
 실제 9·12일에도 그랬지만, 19일 경주와 포항 등의 밤은 아수라장이었다. 지진 굉음이 울리자 아파트 주민들은 이불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기숙사에 있던 대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밤을 세워야만 했다.
 9·12 지진 파괴력을 경험한  지방 신문사는 초비상이 걸린다. 두 번의 지진은 취재부서는 퇴근 이후고  편집기자와 당직기자만 남는 마감대 시간이다. 여성이 대부분인 편집부는 2회 지진으로 심각할 정도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울거나,벌벌 떨면서 건물 밖으로 피신했다.그리고 진정이 되면 다시 신문제작을 마감하는 '직업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진을 '좀' 안다는 교수들이 방송에 나와 "진도 4.5 지진은 크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투의 발언은 망언(妄言)이다. 그의 가족이 경주 인근에 거주한다면 그 같은 발언을 하지 못 할 것이다. 향후 지진에 대해 어느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경주 일대는 지진 공포에 시달리고 있고,진도 4.5는 '여진'이 아닌 '본진(本震)'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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