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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대표를 지진전문가로 둔갑시킨 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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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9-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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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으로 물적 피해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심적 불안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지역 의료기관에는 연일 지진 트라우마를 겪는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고 있다. 구토, 어지럼증, 고층 아파트 거주 기피 등 피해 사례는 무수하게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경주시가 주도해 지진피해 지역에서 개최하는 '재난 극복을 다짐하는 시민간담회'는 전형적인 전시성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26일부터 28일 까지 지진으로 한옥피해가 가장 심각한 황남동을 비롯 월성동·내남면·외동읍 등 경주 남부지역을 순회하며 시민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양식 시장이 참석한다. 이 간담회 목적은 예기치 못한 지진에 따른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여진과 각종 괴담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마련됐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참석,지진바로알기 특강과 정신건강 심리특강, 그간 피해 및 복구현황, 피해주민 직·간접지원 혜택, 후속 대책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도 청취하고 있다.
 그러나 26일 오전 황남동주민센터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앞서 지진전문가로 알려진 지역의 H 전 경주대교수가 지진 관련 특강 발언이 참여 주민뿐아니라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반발을 사는 망언이 나왔다.
 H 씨는 "양산단층대가 활성단층일 가능성은 높지만 인적피해도 없고, 지진의 영향을 직접 보여주는 진앙지 주변 비석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는 등 5.8규모 지진의 데미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주민들은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지진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50대 여성 K씨는 "이틀 간격으로 구토와 복통을 해 한밤중에도 병원응급실로 실려가는데 '데미지'가 별로 없다는 말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 아니냐"며 거센 반발했다.
 지진 이후 경주지역 병원에는 연일 지진 관련 환자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원전 인근 지역인 동경주지역 주민들은 시내권으로 이사해야 한다는 여론마저 일고 있다. 게다가 시내권 주민들도 타지로 이사를 가겠다는 등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경주 실정이다. 그럼에도 지자체 주도로 열린 시민간담회에 초청된 지진전문가란 인사가 현실성과 동떨어진 발언을 한 것은 전문가로서의 식견이 한 참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더군다나 경주시가 피해주민을 위로하는 간담회에 특강연사를 선발하는 기준이나 잣대가 영 엉터리이고 형식적인 것으로 드러나 시민사회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특강에 참석한 그는 현재 지진을 연구하는 교수나 전문가가 아니라 보문단지 인근에 관람시설을 운영하는 업체 대표였기 때문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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