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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충혼탑 입구 난장판 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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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10-0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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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혼탑(忠魂塔)'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사람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탑이다. 이 충혼탑은 각 지자체 별로 가장 위치가 좋고 접근성이 있는 곳에 건립돼 있다. 그리고 유족들이 수시로 그 곳을 찾아 '고인'과의 마음을 전하는 '소통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곳은 국가를 위해 순직한 인사들을 '위패(位牌)'를 모신 곳이기에 지자체 별로 주변 경관에 세세한 관리를 한다. 그래서 지역에서 열리는 큰 행사를 앞두거나,새해 초 등 때 지역기관장들이 이 곳을 찾아 묵념을 올리고 그들의 뜻을 기린다.
 그럼에도 이 곳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지자체가 있다. 경주 황성공원내에 충혼탑은 지역 출신으로 6·25 전쟁, 그리고 월남전(越南戰) 참전 등 조국과 민족을 위해 용감히 싸우다 산화(散華)한 경주시 관내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후세에 기리기 위해 지난 1986년 건립됐다. 이 곳에는  위패 3,707기가 모셔져 있다. 그리고 오는 12일 29위에 대한 '위패봉안식'이 열릴 예정이다.엄숙하고 경건해야 할 이 일대가 경주시에서 개최되는 행사가 있을 경우 온갖 잡상인들이 모이는 '야시장'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최근 북천변에서 충혼답으로 들어가는 주진입로에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50여개 영업용 대형 텐트가 설치돼 있다.아예 도로 전체를 점검했다고 보면 적당할 것 같다. 이 도로와 충혼탑의 관할권은 '경주시'다. 주요지역이다 보니 경주시나 경찰에서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일대에 수십동의 영업용 '텐트'가 설치돼 있는 데도 인허가 및 단속기관인 경주시는 행정행위를 하지 않아 그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이 일대 주민들의 반응을 듣노라면 경주시의 태도를 알 수 있다. "공무원과 업자간의 유착이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말과 "지자체가 불법을 묵인하고 있다"는 것으로 비난하고 있다. 도대체 업자들이 '호국영령'까지 무시하고 상행위를 하는 배짱이 어디서 나왔는 지 묻고 싶다. 더욱이 이 입구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으로 순국한 '경주 임란의사 추모탑'도 있다.
 경주시는 타 지자체에 비해 문화행사가 많다. 그래서 행사 때 마다 전국 야시장 꾼들이 경주로 몰린다. 벚꽃 시즌에는 김유신 장군 진입로가 야시장 천지가 되도록 경주시는 수년간 허가를 해 줬다. 또, 보문단지 등 주요 행사장 인근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경주시를 두고 '야시장 천국'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인데도 지자체는 태연하다.
 경주시는 무허가 건축 등 사소한 고발에도 행정권을 발동해 과징금이나 벌금을 부과하는 추상(秋霜)행정행위를 한다.그런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영령들을 모신  충혼탑 일대 야시장으로 변해'불법'인 지,'합법'인 지를 행정으로는 가름이 어렵고, '사법기관'만이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할 것 같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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