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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 이 판국에 해외연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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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10-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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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다 태풍피해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경주시의회가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9·12 본진 이후 23일 현재까지 500회에 가까운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지역 관광 업계는 침체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연수에 나선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격앙된 목소리가 일고 있다.
 경주시의회 도시경제위원회는 다음달 12일부터 19일까지 시의원 10명과 공무원 3명 등 모두 13명이 1인당 230여만원씩 총 3천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홍콩과 마카오, 중국 심천, 광저우 등지로 해외공무여행에 나설 계획이다. 시의회가 밝힌 연수목적은 구체적으로 홍콩과 마카오의 도시정책과 관광 산업 실태를 배우고, 중국의 일반 관광지도 견학한다는 방침이다. 도시경제위원회에 이어 문화행정위원회도 시의원등 10명이 다음달 22일부터 동남아 등지로 해외 연수에 나설 계획이다.
 경주시의회의 이같은 해외연수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정신 나간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특히 황남, 월성, 내남면 등 피해가 심한 지역의 주민들의 경우 아직 기와나 금이 간 벽체 손질을 절반도 못한 상황에서 시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리자 격앙 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일부시민들은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후반기 의회의장단이 새로 구성돼 출발한 이후로 의원들 개개인의 활동에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의장단의 지도력부재에 따른 운영 난맥상까지를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윤병길 경제도시위원장이 모방송에 인터뷰 한 내용이 알려지자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윤위원장은 이번 연수를 두고 "지진과 태풍 이후 경주가 정상을 되찾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 주는 효과"가 있고 "연수 기간 침체된 관광 활성화를 위해 경주 홍보 활동을 펼치겠다"는 말이 알려지자 '말도 안 되는 핑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방문지 중 홍콩과 마카오는 지난해에도 다녀온 바 있는 곳으로 반복해서 다녀와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의원들의 이번 해외연수와 관련 "연수를 가려면 지진 다발지역으로 정해 그 도시들의 지진 대책이나 지진발생이후 관광객 모집 등 경제활성화 대책을 알아보는 것이 더 적절한 선택"이라고 꼬집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시 집행부는 피해복구에 매진하며 시민들에게 높은 점수를 따고 있는데 반해 시의회는 존재감마저 잃고 해외로 나돌 계획을 세우다니, '참 한심한 의회'가 아닐 수 없다.경주시의회의 이번 해외연수 계획은 그 시기나 목적, 목적지 등이 적절하지 않은 만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이 옳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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