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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전통기와 대신 함석집으로 변하는데 대책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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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11-0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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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피해를 본 전통 한옥을 복구하면서 재래식 골기와 지붕에서 값싼 함석기와지붕 으로 대체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천년고도 경주가 자랑하는 한옥마을의 고풍스러운 멋과 품격이 크게 훼손하는 일이여서 손 놓고만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진피해  보상과 맞물려 있어 근본적이고도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주지역 전통한옥은 1,202채에 이른다. 특히 신라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된 황남동은 한옥 224채 가운데 52채가 피해를 입었고 피해 대부분인 82%가 기와 파손이었다. 문제는 복구과정에서 피해 보상이 터무니없이 이뤄지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지진 5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80% 정도가 복구됐지만 이 과정에서 흙으로 구워 만든 재래식 골기와가 '시멘트 기와'와 '함석 기와'로 대체된 것이다. 정부는 지진 탓인 주택 파손이 소파(小破)이면 주택당 100만원, 전파면 900만원, 반파 450만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기와파손은 대부분 소파에 해당 돼 100만원을 지원 받는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한옥 지붕은 부분 훼손돼도 누수가 되기 때문에 100% 해체해서 다시 이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본래 모습대로 재래식 기와로 전체를 복구하려면 복구비가 채당 3,000만~4,000만원  정도가 든다. 한옥에는 수십 년 전부터 살아온 노인 가구가 많이 이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한옥 지붕에 시멘트 기와와 함석 기와를 올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주시가 도시계획조례로 재래식 골기와를 사용하도록 행위를 엄격히 제한했지만 현재로서는 손을 놓고 있다.
 피해주민들은 정부의 피해 보상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대통령이 다녀가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는가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쥐꼬리 만 한 보상이 전부였다. 특히 경주는 지금까지 고도의 풍광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건축제약을 받아왔고 그중에서 전통골기와 형태의 집을 짓도록 강제하다시피 해 왔다. 건축비도 일반건축물의 3~5배나 들여 지었고 유지보수비도 만만치 않게 지출해 왔다. 그런데 막상 지진으로 피해를 당하니 일반 건축물과 똑같은 기준으로 보상돼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기와지붕 피해를 본 가구 중 이미 절반이상이 시멘트기와나 함석기와로 대체됐다. '고풍스러운 경주'는 이미 그 풍광을 잃어 '흉물스러운 경주'로 변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경주시민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만은 없다. 규제해 온 만큼 보상도 충분히 이뤄지는 것이 순리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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