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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지진대비 노력 칭찬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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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11-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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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지진에도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중인 유물들의 피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져 그 비결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불국사, 다보탑과 첨성대 등의 경주 문화유산들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박물관의 국보·보물을 비롯한 명품 유물들은 기적적이라고 할 만큼 별 이상이 없었다. 당시 박물관에는 신라금관과 기마인물상, 불상, 석조물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조형품들이 상당수 전시되어 있었고 경주 순회전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고대 황금유물까지 들어온 상황이었다.
 경주박물관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데에는 사전 철저한 대비가 '약'이 됐다. 경주 지진 두달여 전인 7월5일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일어나자 경주박물관은 7월11일부터 8월22일까지 500여점 유물들에 대한 고정 작업을 미리 해 놓았다. 특히 각 전시실에서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금관과 석검, 금동불상 등의 전시품들을 낚시줄로 꽁꽁 묶어 고정했다. 금령총 기마인물상과 토우항아리 같은 신라 명품토기 안에는 비중이 무거운 금강사 모래를 담은 비닐용기를 넣고 실리콘으로 토기하부를 바닥에 붙였다. 덩치가 큰 삼화령 아기삼존불과 남산 신성비 등의 석조물은 목재로 받치는 작업을 펼쳤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두 차례의 강진이 경주를 할퀸 와중에도 박물관 유물들은 일부 위치를 조금 벗어난 것 외에는 무사했다.
 직원들의 대비태세도 완벽했다. 직원들은 1차 지진이 발생한 직후 20분 안에 대부분 박물관으로 달려왔다. 박물관 안팎에서 피해를 점검하다 2차 지진을 맞았지만, 바깥으로 잠시 피했다가 돌아와 철야 점검을 벌이며 내부의 상황을 수습했다. 지진발생 2시간 만에야 소집된 '원전'과 '경주시공무원'들의 대응자세와는 전혀 달랐다.
 유병하 국립경주박물관장은 "박물관장의 기본 업무는 보존 및 전시유물에 대한 방범과 방재 예방이며,이번 지진으로 각급 박물관이 지진에 대비해 본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진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은 면진대 설비와 유물 고정방식 개발 등 충실하고 완벽한 사전 대비라는 것을 실감한 경주박물관은 각종 시설물, 진열장, 전시품, 받침대, 대응 메뉴얼 등 영역별로 면밀한 대응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타 박물관에 전파하고 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각 지역 박물관들은 경주의 대처 사례를 검토해 자체 매뉴얼을 준비하면서 주요 유물들의 고정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말 그대로 국보와 보물이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은 경주박물관 직원들의 사전 철저한 대비와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뒤늦게나마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현명한 대처와 헌신적인 노력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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