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경주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적절한가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고도경주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적절한가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6-11-09 19:32

본문

천년고도 경주에 대규모 풍력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경주지역에는 지난 2012년 16.8㎿규모의 양북면 장항리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된 이래 현재는 양남면 효동리에 20.7㎿ 규모의 풍력단지가, 강동면 왕신리에 7.05㎿, 천북면 화산리 공단 내에 7.05㎿ 규모의 풍력단지가 한창 조성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감포읍 대본리에 12.5㎿, 산내면 내일리에 8㎿규모의 풍력단지도 조성될 예정이다. 경주지역에 풍력단지는 향후에도 계속 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유수의 증권사 중 하나인 SK증권이 1,200억원 규모의 경주풍력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을 완료해 향후 경주지역에 추가 풍력단지 조성이 전망되고 있다.
 경주지역에 대규모 풍력단지가 조성 되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법으로 의무사용량이 부과돼 매년 늘려가야 하는 상황인 만큼 관련업체나 지자체가 향후 부대수입을 의식해 허가를 난발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고 있다.
 하지만 경주지역의 경우 타 지역과는 상황이 다르다. 지역 내에 대규모 원전이 있어 송전탑이 산재해 있고 천년고도라는 측면에서 풍력단지 조성에 거부감이 강하다. 우선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경주에 풍력발전기라는 대형 구조물이 어울리는가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지역인 경주는 도시의 풍광이 중요하다고 여겨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고 세계유산 인근에는 완충구역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가지 일부에는 전봇대를 지하화하고 국립공원 인근의 송전탑마저 이전하는 등 경관보존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주요 산 정상인근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는 분명 이같은 방침과 배치된다.
 풍력단지는 환경파괴와 소음 피해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허가가 보류되거나 주민반대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실제로 전남 영암 풍력단지와 가까운 곳에 있는 영암군 영암읍 한대리 주민들은 발전소가 들어온 이후 소음으로 축산 피해와 함께 주민들의 어지럼증과 두통, 이명, 무기력증, 수면장애 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지역에 대규모 풍력단지는 경주시의 힘만으로는 막아 낼 수 없다. 특히 인근 포항과 울산 등지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어 전력을 판매하기에 용이 하다는 점은 경주에 풍력발전단지가 폭증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개별허가 시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정도의 경주시의 권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주지역에 풍력발전 단지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승인권자인 산업통상부와 경북도의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소음·전자파  등 환경영향·인체유해 여부를 조사 하고 정보공개·사전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이해를 구하는 일을 선행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풍력발전 단지를 방치 할 경우 향후 고도풍광을 회복하는 비용이 더 들어갈 지도 모른다. '친환경'을 부르짖기 전에 '친주민' ,'친고도'정책이 우선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