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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 발생단층도 못 찾아 불안 계속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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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1-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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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 발생 4개월이 되도록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이 지난해 9월 경주 인근의 리히터 규모 5.8 강진을 일으킨 단층(斷層)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양산단층이나 모량단층인지 아니면 새로운 단층인지를 알아야 앞으로 발생할 지진의 예상 규모를 예측해 안전 대책을 세울 수 있지만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지질연이 실패함으로써 국내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질연은 그동안 연구원 20여명을 투입해 지진이 발생한 진앙(震央) 일대를 정밀 조사했다. 지질연이 현장 조사에 나선 이유는 지진 발생 지점이 이미 알려진 양산단층이나 모량단층이 아닌 두 단층 사이였기 때문이다. 기존 단층에서 뻗은 가지 형태의 단층이 있거나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단층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지질연이 펼친 조사를 보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지표면이 갈라진 부분을 찾는 지질 조사와 지하수 수위 변화를 살피는 조사를 했지만 새로운 단층을 확인하지 못했다. 11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은 물리 탐사를 진행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 화약을 설치해 폭발시킨 다음 퍼져 나가는 진동을 센서로 감지해 지하 구조를 재구성하는 탐사 방식이다. 현재 가장 정확한 단층 조사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물리 탐사로도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질학계와 기상청은 경주 지진의 진원(震源)이 지표 15㎞ 아래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지질연의 물리 탐사 기술 수준으로는 지하 2㎞까지만 들여다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끊어진 단층이 지상 인근까지 이어져 있지 않고 깊숙한 곳에 숨어 있으면 국내 기술력으로는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지질연은 올해부터 3년간 연구원 60명을 투입해 정밀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이지만 아직 조사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길이라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발생단층을 찾지 못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후속 대책에 쉽사리 착수 할 수 없다. 원전의 내진보강 기준은 물론 문화재와 일반 건축물의 설계기준도 모두 정확한 근거가 아닌 어림짐작으로 설정 할 수밖에 없다. 지진관련 각종 법규의 정비도 요원해 진다.
 발생단층을 찾기를 손곱아 기다리고 있는 경주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게 됐다. 시민들은 국내기술로 한계가 있다면 일본 등 지진연구 경험이 많은 국가와 협력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단층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발생단층을 찾는데 수년이 걸릴지도 모를 국내 기술력을 믿고 기다리기 보다는 해외 기술을 도입해서라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단층을 찾고 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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