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는 구미터미널의 `억지`를 좌시해서는 안된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구미시는 구미터미널의 `억지`를 좌시해서는 안된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7-01-08 19:23

본문

구미종합터미널이 새해 들어 화장실에 '구미시청 지원금이 없어 휴지가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내 걸어 시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안내문은 구미시에 요구한 화장실 관리 지원금 300만 원이 반영되지 않자 터미널측에서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구미시민들은 터미널 땅 주인이 구미시민이라면 모두 다 잘 아는 부자일 정도로 돈이 많은 데 고작 300만 원 때문에 이런 문구를 붙였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다.
 구미터미널측의 이같은 문구 부착은 한마디로 억지다. 올해 구미시의 터미널 지원 예산은 지난해 보다 380만 원 증가했다. 다만 올해부터 시의 보조금 집행방식이 새롭게 바뀌어 지난해까지는 터미널 측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터미널측이 알아서 집행했지만 올해부터는 시가 기간제 근로자 보수, 공공 운영비 등으로 나눠 직접 예산을 집행하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에 터미널측이 예산집행방식이 불편하게 바뀌었다며 반발하는 형식으로 화장실에 이런 안내문을 붙인 것이다.
 구미시는 이로 인해  터미널 화장지 예산도 지원해주지 않는 '구두쇠' 지자체라는 오명을 공개적으로 쓰게 됐다. 구미시가 입은 상처는 오명뿐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데 있다. 시민들과 터미널을 이용하는 외지인들은 구미시를 '부도덕한 지자체'로 오인할 것이며, 이로 인해 구미시가 하는 일마다 색안경을 끼고 볼 것임은 자명하다. 도시 이미지 추락도 부수적으로 따라 붙을 것이 분명하다.
 구미시는 아무리 민주화 시대이고 기업을 보호해야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있더라도 구미터미널의 이같은 '엿 먹어라 식' 반발을 묵과해서는 안된다. 구미시민들도 터미널측의 막무가내 식 생떼를 좌시해서는 안된다. 구미터미널의 경우 지난달 열린 '여객자동차터미널·정류장 선진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서 용역기관은 구미종합터미널이 연 5억 흑자라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다시 말하면 구미터미널은 화장지를 비치할 수 없을 만큼 적자를 보는 기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구미시의 예산 집행방식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생떼를 부리는 처사는 시민들을 볼모로 이득을 취해 보겠다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
 구미시는 지금까지 지원한 예산이 공정하고 정확히 사용됐는지를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소한 화장실 화장지조차 직접 구매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도 조사해 봄직하다. 또한 시민들이 알고 있듯이 구미터미널 조성 당시 20년 사용 후 기부체납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사법당국이 나서 이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 구미시는 시민들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측면에서라도 구미터미널측의 '억지'를 좌시해서는 안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