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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최후변론, 갈라진 민심 봉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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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3-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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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건에 대한 최종 변론이 모두 끝났다. 대통령이 헌재에 내 놓은 자필 최종 변론에서 "저는 20대 초반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도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했을 때부터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담당부서들이 잘 처리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였으며, 영세한 기업이나 어렵고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했다. 중소기업 특혜, 사기업 인사 관여 의혹이 없었다는 말이다.
 또 "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듯이 어렵고 아픈 시절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아픔을 겪었었습니다. 최순실은 이런 제게 과거 오랫동안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 줄 옷가지, 생필품 등 소소한 것들을 도와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라고도 했다. 공무상비밀누설, 인사권 남용도 없었다는 변론이다.
 이뿐만 아니다. "저는 그간 누누이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에 있는 동안은 저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어떠한 구설도 받지 않으려 노력해 왔으며,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어떤 기업인들로부터도 국민연금이든 뭐든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바가 없고, 또한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불법적인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습니다"라며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에 대해 뇌물이 아니라고 변론했다.
 그리고 늘 해왔던 말을 다시 되풀이 해 "저는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 날부터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저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일해 왔습니다"라고 했다.
 헌재는 늦어도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인용하거나 기각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최후 변론기간인 지난 27일에 내놓은 최후변론은 마치 자기소개서처럼 보인다는 혹평도 있었다. 그것도 '0점짜리 자소서'라는 비아냥도 함께.
 대통령은 그동안 검찰과 특검, 헌재에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국민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대리인을 통해 시간 끌기에 주력했고, 보수 언론인의 개인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자기변명만 했다. 문제는 헌재 판결 이후다. 김평우 대통령 대리인이 말한 것은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막말이지만, 그것은 어쩌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둘로 갈라진 민심을 봉합하는 일은 누가 해야 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적임자였지만 이미 때를 놓치고 말았다. 이제 국민 스스로의 힘만 남았을 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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