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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 난립`이라는 우리 정치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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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3-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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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대선 1차 예비경선에 내는 후보들의 기탁금은 1억원이었다. 김진태 의원의 말대로라면 정견발표에 주어진 15분을 환산하면 1분의 연설을 위해 7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9명의 예비후보들 중 여론조사를 통한 1차 컷오프에 3명이 탈락되니 여론조사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아드는 3명의 후보는 1분에 700만원짜리 자기 홍보 연설만 하고 허무하게 1억원을 날리게 된다.
 자유한국당의 예비경선 기탁금은 다른 당에 비해 턱없이 높았다는 후보자들의 불만도 나왔다. 민주당은 예비경선이 아예 없으니 예비경선 기탁금이 없고 국민의당은 예비경선은 5천만원, 바른정당은 2천만원을 낸다. 정의당은 예비경선과 본선 구분 없이 후보기탁금이 500만원이다.
 본경선 기탁금은 자유한국당이 2억원, 민주당은 4억원이다. 이건 실제 선거에서 일정 부분의 득표를 했을 때 비율을 정해 돌려주는 돈이 아니다. 그 돈으로 경선을 치르는 경비로 사용하고 홍보비용, 여론조사 비용으로도 쓴다.
 자유한국당의 후보들은 대선 때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들이 내는 기탁금인 6천만원보다 비싼 1억원의 예비경선 기탁금을 내고도 경선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의 뜻을 밝히고 있다. 그들 대부분의 발언은 "엄청난 부담이지만 이 도전을 포기하기에는 국가적 사태가 너무 위중하다"거나 "보수 입장에서 정권을 뺏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혹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존중하고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의명분은 된다.
 그런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예비후보가 부담해야 하는 기탁금의 액수가 너무 커서 후보를 사퇴했다. 그는 "본경선에서 내야 하는 2억원까지 더한다면 3억원인데, 60년 모은 재산이 4억이 안 된다"고 말하며 "(경선을 하려면)전 재산이 다 들어가야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지율에 의한 당선 가능성도 그렇고, 훗날 자신의 정치 행로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정치후원금을 모을 시간이 모자란다는 점도 지적이 됐다.
 탄핵정국에서 급격하게 본격적인 대선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생겨난 해프닝이지만 이번만큼 후보가 많이 난립하는 대선이 없었던 만큼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정치현실을 곰곰이 짚어볼 필요는 있다. 피선거권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결국 자신의 정치적 홍보를 위해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선을 자신의 정치적 모험에 활용하는 것은 국가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 톨도 없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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