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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벚꽃 반갑지만 아쉬웠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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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4-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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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한 지난 주말 보문관광단지와 경주의 벚꽃 명소 일원에 모인 관광객은 50만명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이 수치는 경주시가 추정해서 낸 수치지만 이 계절에 충분히 모일 수 있는 관광객 숫자다. 오랜만에 경주시는 손님으로 북적거렸고 그동안 지진과 태풍, 경기침체로 우울에 빠졌던 경수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번 경주의 벚꽃은 지난 주 내내 꽃망울을 터트리려 준비하다가 주말에 집중해서 만개했다는 점이 상춘객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꽃의 개화 시기는 자연의 조화기 때문에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자연도 경주의 사정을 알아서인지 주말 개화는 매우 시의적절한 선물이었다.
 그러나 이 화사한 꽃놀이에 늘 모자라는 것은 교통대책과 숙박대책이다. 이때는 말 그대로 전쟁이다. 모든 벚꽃길은 주차장이 됐고 잠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춘객들은 인근도시로 떠나거나 집으로 돌아간다. 당연히 한꺼번에 몰리는 50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경주의 도로사정이나 숙박사정이 갖출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평수기에 당할 낭패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러나 최소한 그 정도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면 최소한의 교통 대책이나 숙박 안내 정도는 해야 했었다.
 경주시내에서 보문단지까지 평소에는 20분이면 거뜬했던 것이 2시간 정도 걸렸으니 말이 안 되는 현상이 해마다 일어나는 것이다. 올해도 경주시는 교통대책을 세우지 않고 전 도시의 주차장화를 자초했다. 최소한 관광객들이 지정된 공간에 추차를 하고 경주시는 벚꽃명소에 셔틀버스를 운행했어야 옳았다. 그 정도의 서비스가 없다면 1등 관광도시로서의 자격이 없다.
 보문관광단지의 호텔, 콘도 등 4000여개 객실은 지난 주말 예약이 완료됐고 늦은 밤까지 모텔과 게스트하우스의 남은 객실을 찾는 관광객들이 숙박촌을 서성거렸다. 결국 숙소를 찾지 못한 꽃놀이 관광객들은 인근 울산과 포항으로 잠을 자기 위해 떠났다. 모자라는 방을 갑자기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꽃놀이 온 사람들을 위해 시민들에게 홈스테이를 권하는 것도 어색하다.
 그러나 경주시가 나서서 인근 도시의 숙소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경주를 찾았던 손님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서비스는 해야 했다. 그냥 갑자기 몰려온 상춘객들의 숫자 헤아리기에만 바빴다면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되풀이 될 것이고 경주의 벚꽃놀이는 '꽃놀이'가 아니라 인파에 시달리는 '고통놀이'로 각인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이라도 미리 내년의 벚꽃 시즌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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