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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봉황대 뮤직스퀘어`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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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4-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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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는 봉황대는 봄부터 가을까지 들썩거린다. '봉황대 뮤직스퀘어' 때문이다. 올해 뮤직스퀘어는 내달 5일 김경호 밴드의 콘서트가 열리고 12일 김완선, 19일 소찬휘, 26일 사랑과 평화 등의 콘서트가 열린다. 매주 금요일 테마를 선정해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시민참여 공연 등 다양한 장르로 폭넓게 기획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문화재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봉황대 뮤직스퀘어는 매우 바람직한 기획이다. 경주시는 일찍부터 동궁과 월지를 콘서트장으로 활용했고 거기에 이어 봉황대도 활용한다. 엄중한 보호가 필요한 문화재가 아니라면 이처럼 대중에게 친근하게 문을 열고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옳다. 그것은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을 격상시키고 문화재를 가까이 한다는 점, 관광객들에게 경주의 이미지를 점잖게 알린다는 측면에서 1석 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문화재의 개방과 활용은 적극적이야 한다. 가둬놓고 통제하는 것은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정책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문을 활짝 열어 시민들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더 끌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양한 계층의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다만 프로그램의 기획에서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관중 동원에 치우치는 기획이 된다면 문화수준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대중문화 중심의 기획은 지양해야 한다. 더 품격 높은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끌어들인다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시민들의 문화교육은 물론 관광객들도 "경주에 갔더니 문화수준이 대단하더라"는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문화재들은 이 같은 문제를 일찌감치 극복했다. 유수의 문화재 관광 포인트에서는 매일같이 연주자들의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심지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를 타면 곤돌라를 운전하는 곤돌리에들이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가곡 한 두곡을 거의 성악가 수준으로 불러준다. 문화서비스이며 그 나라의 문화적 층위다.
 대중문화에 편중된 기획은 행정이 할 일은 아니다. 행정은 시민의 세금을 이용해서 공연을 준비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중문화를 접할 기회는 다른 단체가 만들어야 하고 최소한 세금이 투입돼서는 안 된다. 수많은 매체들로부터 대중문화를 접할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만 정통 클래식은 접할 기회가 적다. 특히 시립교향악단이나 합창단이 없는 경주의 경우는 더 그렇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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