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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에서 발견된 토용을 제대로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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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5-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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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에서 '사람을 기둥으로 세우거나 주춧돌의 아래에 묻으면 제방이나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人柱) 설화'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근거인 인골 2구가 출토됐다. 월성 서쪽 성벽의 기초층의 제물로 추정된다. '인주설화'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전해지는 인신공희(人身供犧) 또는 인신공양(人身供養)을 소재로 한 설화 유형의 일종이다. 이번 인골의 발견은 문화적 영역인 설화를 고고학적 실증사례로 찾았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높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인골 발굴과 함께 '소그드인(페르시아계)'으로 추정되는 터번을 쓴 토우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소그드인은 중앙아시아의 페르시아계 민족으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한 제라프샨강 유역의 소그디아나에 거주하면서 일찍부터 동서교역에 종사해 상술에 능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실크로드 사전에 따르면 소그드인들은 줄곧 외세의 침입을 받는 기구한 역사 속에서도 실크로드 육로의 요지에서 교역활동을 지속해 동서 문명교류에 상당한 기여를 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들은 페르시아를 비롯한 서아시아 일원에서 유리기구·모직품·보석세공품·향로·약재·악기 등을 수입해 대상을 꾸려 파미르 고원을 넘어 당의 수도 장안으로 들여왔다. 또 역으로 비단을 비롯한 당의 특산품을 서역에 전하기도 했다. 그들의 이러한 중계교역을 통해 여러 가지 동서 문물이 교류됐다.
 월성에서 출토된 토용이 소그드인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에 있는 소그드인의 궁전인 아프라시압의 벽화에서 나오는 소그드인과 유사하다는 추정 때문이다. 벽화에 나타난 허리부분이 잘록하고 폭이 좁은 바지를 입고 있는 소그드인과 월성에서 출토된 토용이 흡사하다는 이유다. 아프라시압 벽화에는 소그드인과 고구려인으로 추정되는 사신의 모습이 함께 그려져 있어 한반도와의 왕래가 있었음을 증명한다.
 경주시는 소그드인 토용을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6세기경으로 추정되는 토용이며, 그 당시 이미 실크로드를 통해 문물이 오고갔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신라의 왕실에 소그드인이 드나들었다는 증거가 되므로 당시 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과 활발한 교역을 했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경주는 이 점을 집중해서 들여다봐야 한다. 고대 신라의 문화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또 하나의 증거가 나왔으니 이 점을 두드러지게 활용해야 한다. 실크로드가 신라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면서 구체적인 물증이 다양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주시로서는 매우 소중한 유물인 셈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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