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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관광산업 소프트웨어 구축에 쏟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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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5-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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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전략적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총 2천6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는 소식이 있다.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문화관광국제도시로서 제2의 도약과 관광객 2천만 유치를 목표로 대규모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는 것이다.
 경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전략적 목표는 신라문화유산 복원과 민족정신 원류인 화랑의 정신문화 계승을 위한 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세부적인 계획을 들여다 보면 특히 신화랑풍류벨트(화랑마을)조성, 제2동궁원(라원) 조성, 경주읍성 복원, 월정교 복원, 불국스포츠센터 건립 등의 사업이다. 또 시민을 위한 독서문화 프로그램 등의 작은 사업들도 있다.
 신화랑풍류벨트(화랑마을) 조성에 1천9억 원이 투입된다. 경주 석장동 일원에 옛 신라의 화랑 정신문화와 연계한 힐링·체험 공간으로 조성해, 경주의 새로운 관광메카로 문화관광산업을 이끄는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384억 원을 들여 보문동 일원에 신라의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활용한 신라 전통 정원인 '라원'을 오는 2022년까지 조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시는 불국사 숙박단지 내에 45억 원으로 전국 158팀, 2만 명이 이용할 동계태권도 전지훈련장과 시민생활체육장을 내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도심지에는 경주읍성 정비복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경주시가 집중하는 문화관광국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은 시대적으로 뒤처진 발상이다. 하드웨어는 단단하게 굳혀두고 이를 뒷받침할 제대로 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2천600억원이라면 엄청난 예산이다. 이 돈을 정신문화자산인 화랑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실증적 시설물을 만들고 무너진 채로도 그 멋을 충분히 가진 읍성을 인공적으로 복원하는가 하면, 이미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식물원을 만들겠다는 것은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아니다. 화랑정신은 정신문화적 자산으로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해야지 수련원 형태의 하드웨어를 갖출 일이 아니다. 무너진 성벽은 그 나름대로 역사의 손때로 남는다. 세계적인 추세로 인공적 식물원은 이미 사양길을 걷고 있다.
 그 돈으로 관광산업을 일으킬 소프트웨어 구축에 나서야 한다. 지금 있는 자산으로도 경주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행자들을 어떻게 불러모으고 그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경주에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 마련에 더 집중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단순한 착상으로 관광산업 발전에 매달린다면 늘 시대착오적인 구상만 나온다. 더 넓게 보고 멀리보는 현장 학습이 중요한 이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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