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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양곡, 전국적인 조사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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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5-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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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내 8개 저장 창고에 보관 중이던 정부 양곡이 최근 사라졌다. 예천군과 경찰에 따르면 예천군 풍양면 김모씨의 8개 저장 창고에 보관 중이던 2014~2016년산 정부 양곡 800㎏들이 2240포대, 1792t이 최근 사라졌다. 사라진 양곡의 가격은 수매가 기준으로 26억원, 시가로는 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창고주인 김모씨는 창고 입구에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톤백을 쌓아, 뒤편도 가득 찬 것으로 속여 놓고 창고 뒤편의 양곡을 몰래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달 18일 이후 연락이 두절된 뒤, 행방이 묘연한 김모씨를 쫓고 있다.
 이번 도난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정부양곡이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가뜩이나 생산량이 많아 전국에 보관중인 정부양곡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보관과 관리에 까지 문제가 발생한다면 향후 발생할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양곡은 경북도 지자체에만도 670여 개의 정부 양곡 저장 창고에 42만 4천t이 보관 중이고 보관료로 연간 대략 140억 원 정도가 지급되고 있다.예천군의 도난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정부양곡에 대한 일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관 양곡에 대한 인식개선과 관리방안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우선 보관 중인 정부 양곡이 골치 아픈 대상만은 아니라는 점을 관련 공무원과 국민들을 상대로 홍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보관 양곡은 남북화해모드가 조성되면 북녘동포들의 기아문제를 해결할 몇 안되는 수단중의 하나다. 또한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통해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 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정부 양곡 750t이 아세안의 비상 쌀 비축기구인 애프터(ASEAN+3 Emergency Rice Reserve·APTERR)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원조용으로 지원됐다. 정부양곡 재고 조사 시기와 방법의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매년 3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정부양곡 재고조사를 하게 돼 있는 규정을 수시 및 불시조사로 바꿔야 한다. 또한 장비와  인력을 보강해 창고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창고업자의 일탈에서 비롯됐지만 지자체는 물론 정부의 무관심도 일조했다. 이는 지자체나 관련공무원들의 머릿속에 정부양곡은 '골치 아픈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양곡을 보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공적원조를 확대해 재고 쌀 문제도 해결하고 세계 기아문제에도 일조하는 현명한 정책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 일이 곡간을 채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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