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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공원을 대형행사장으로 착각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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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6-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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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회에서 해도근린공원이 행사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의미 있는 지적이 제기됐다. 포항시의회 이상근 의원은 21일 시정질문에서 "공원은 바쁜 도시민들에게 일상의 찌든 정서를 순화시키고 이웃 간의 오순도순 만남과 대화의 장이자 소중한 휴식공간이 돼야 한다"며 "해도근린공원이 공원으로서의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어느 순간부터 각종 행사를 전담하는 행사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 조성된 해도근린공원에서는 해마다 100여건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규모가 큰 행사가 열릴 경우 수천명의 인원이 동원되고 스피커와 앰프 등 고출력의 방송장비까지 동원돼 그야말로 야단법석이 된다. 특히 이곳에서는 체육대회는 물론 가수들의 공연과 시민문화마당, 해병대축제 등 넓은 장소가 필요하거나 포항시를 대표하는 대형행사들이 단골로 열린다.
 이러다보니 당초 근린공원 설립목적은 어디가고 대형 행사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각종 행사 때문에 소음은 물론 주차난에다 행사뒤풀이 등으로 접근조차 어려워 당초 기대했던 산책이나 힐링 등 정서함양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대형행사로 인한 대규모 군중들의 집회는 근린공원 내에 설치해 놓은 각종 조형물과 체육시설, 잔디 등 시설?조경물의 손상을 가져와 흉물로 방치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근린공원은 도심지의 주택가 근처에 설치되어 시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원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인근 주민의 보건, 휴양, 정서생활의 향상을 목적으로 설치된다. 전에는 체육공원으로 불리던 곳인 만큼 주민들의 체육활동이나 산책, 힐링 공간조성이 우선이다. 한마디로 대형행사 개최는 근린공원 설치 목적 어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포항시의회 이상근 의원은 지적은 이강덕 포항시장 입장에서는 뜨끔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 시장도 답변을 통해 "해도근린공원은 현재 행사장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실정인데 수목 식재 등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이 시장이 마지못해 한 답변인지 진정성이 있는 답변인지는 곧 알 수 있다.
 이시장이 발상의 전환만 한다면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2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도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예컨대 이곳에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공원을 조성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형산강을 끼고 있어 연못이나 샛강, 수로를 내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이시장의 치적이 눈에 뜨지 않는 상황에서 '해도 숲 공원'은 크나큰 치적이 될 수도 있다. 대형 행사나 이벤트는 인근 형산강 둔치를 이용하면 충분히 소화 할 수 있어 홀가분하게 추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공원을 행사장으로 전락 시키는 촌극은 이제 끝낼 때가 됐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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