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문화의거리 조성 서둘러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경주시, 문화의거리 조성 서둘러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7-07-03 19:48

본문

경주시의 문화의거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한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문화의거리는 지난 2009년 경주법원 네거리에서 내남 네거리까지 550m 구간을 문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조성했다. 투입된 예산은 40여억원이다. 경주시는 문화의거리 조성을 위해 전선과 통신회선 등을 지중화했고 전봇대도 철거하는 등 경관에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LED 가로등과 토우 항아리 모양의 화분, 12지신상을 상징하는 조형물까지 설치해 제법 공을 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 거리가 과연 당초의 계획대로 문화의거리라고 할만 한가라는 것이다. 현재 이 거리에는 몇 곳의 사설 갤러리, 민예품점, 화방 등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문화와 관계가 없는 업종의 가게들이 늘어서 있어 경주시가 생각한 문화의거리와는 사뭇 다른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문화가 없는 문화의거리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거리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처음 설치한 조형물들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경주시 스스로도 이 거리의 애초 목적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시가 문화의거리 하나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조성하지 못한다면 누가 뭐래도 웃음거리를 면하기 어렵다.
 문화의거리는 지자체가 집중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조성해야 한다. 문화예술관련 업종을 입주하도록 돕고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간섭은 안 된다. 문화예술인들이 자율적으로 정해둔 지역에 모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지자체의 본분은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지역을 문화의거리로 정했다면 그 지역에 입주하는 관련 사업자들과 문화예술인들에 대해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런 지자체의 예는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지금 문화의거리는 지나치게 인위적 형상물이 많다. 그것이 오히려 미관을 저해할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가꾸고 가게의 모습을 아름답게 꾸밀 때 비로소 자연스러운 문화의거리가 형성된다. 역사문화적 자산만 공을 들일 것이 아니라 현재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것이 시급하다. 경주는 그것에 철저하게 모자란 도시다. 문화가 집적화 됐고 문화공간이 한 자리에 모인 지역도 갖추지 못한 역사문화도시는 허울 좋은 이름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본격적인 문화의거리 조성을 위한 지혜를 모야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