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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 이야기를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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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7-0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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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게테라이데 거리는 모차르트의 고향답게 연중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250년 전 모차르트가 자신의 후손들을 넉넉하게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이 거리에는 각종 모차르트의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들과 분위기 좋은 카페, 숙소들이 밀집해 있다. 여행자들은 게테라이데 거리를 걸으면서 모차르트의 예술적 감성에 젖고 아름답게 꾸며진 거리의 환경을 최대한 즐긴다.
 과거 유럽여행을 다녀오면 어김없이 모차르트 초콜릿을 선물로 사왔다. 금박에 모차르트 그림 스티커가 붙어 있는 그 초콜릿은 지금은 큰 쇼핑센터에서 흔히 살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것이다. 그 초콜릿의 생산지가 바로 잘츠부르크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1년 내내 모차르트 음악 축제가 열리고 음악회를 즐기기 위해 여행자들이 알프스 산자락으로 몰린다. 이곳은 모차르트가 25세 때까지 음악활동을 했던 도시다.
 독일 남부 로덴부르크라는 도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매년 세계적인 모차르트 음악제가 열린다. 모차르트와 로덴부르크는 무슨 인연이 있을까. 18세기 유럽에는 마차가 대중교통수단이었고 모차르트가 긴 음악여행을 많이 하면서 도시와 도시를 이동을 하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역마차에 들러 말을 교체해야 했는데 그 때 잠깐 들러 말을 교체하는 짧은 시간동안 모차르트가 커피 한 잔을 마셨다는 이유로 음악제를 만든 것이다.
 경주는 어떤 인물로 관광상품을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역사는 후손들이 어떻게 잘 가꾸고 포장하느냐에 따라 도드라질 수도 있고 묻혀버릴 수도 있다. 5천년 역사상 명멸해갔던 무수한 인물들 중 이야기를 입히고 자랑할 수 있는 인물이 왜 없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이제 인물에 이야기를 입혀야 한다. 이탈리아의 시골도시 베로나에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차용해 줄리엣의 집을 만들었다. 역사적 근거도 없는 문학 속의 인물을 가공해 관광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심지어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 역사 속에 없는 인물도 가공해 상품으로 만드는 적극성을 배워야 한다.
 경주는 신라천년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활동무대였고 최초의 국문학 시가인 향가의 배경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술·철학분야에서도 많은 인물이 살았던 곳이다. 한 인물에게 절절한 이야기를 입혀 여행자들을 유혹해야 한다. 현대의 여행자들은 이야기에 열광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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