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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불상 경주이전 반대하는 조계종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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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9-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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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청와대 석불좌상의 경주 이전을 원래 봉안처가 규명될 때까지 현재의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조계종의 이 의견은 경주시민과 학계, 종교계에서 청와대 불상의 경주 이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이달 초 청와대, 문화재청, 서울시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조계종의 입장은 짧고 분명했다. 불상이 경주로 이전될 경우 박물관에 가게 되며, 그렇다면 신앙의 대상인 불상이 전시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청와대 석불의 원래 위치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경주 남산이라는 의견과 도지동에 있었던 이거사(移車寺)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당초의 자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면 조계종의 입장에 대해 반박할 여지가 줄어든다. 종교적 입장에서 본다면 불상은 당연히 신앙의 대상이 돼야 한다. 박물관에 놓일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불상을 볼 수야 있겠지만 단순한 전시물과 다르지 않다. 불교계가 내세우는 입장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조계종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곤란하다. 경주 문화계에서 불상의 봉안처가 문제가 된다면 서로 합의에 의해 충분히 장소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니 조계종이 끝까지 고집을 피울 처지도 아니다. 박임관 경주학연구원장은 "국가 소유인 청와대 불상의 이전 장소로 국립경주박물관이 주로 논의된 이유는 안전하고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라며 "국립경주박물관이 싫다면 경주시청이나 불국사로 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일단 경주에 옮겨두고 원래의 자리가 명확하게 밝혀지면 그 자리로 옮기면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있는 불상이 신앙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가 청와대 한 쪽에 있는 불상에 일부러 찾아가 예불을 드리겠는가. 현실적 문제를 직시한다면 조계종의 입장은 석연치가 않다. 표면적으로 낸 입장이 설득력을 잃는 이유다. 차라리 청와데 외진 곳에 두느니 많은 국민들이 볼 수 있는 경주박물관 이전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문화재는 원래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환지본처(還至本處)의 정신에 비춰보더라도 원래 장소인 경주로 옮기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더 온당하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청와대에 불상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 때문이 아닌가는 의심도 한다. 그렇다면 불교계가 이명박 정권 당시 일부 개신교 단체가 종교적 편향성을 이유로 청와대 불상 이전을 요구할 때마다 "전통문화의 산물인 불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반박한 것과 상치되는 태도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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