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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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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1-0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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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인데도 동해안 대표어종인 대게와 오징어가 자취를 감춰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10월 금어기가 끝난 대게의 경우 이달부터 조업을 시작하면서 경북 동해안 항포구마다 활기를 띠고 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게 어획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2일 경북 동해안 대게 최대 집산지인 포항 구룡포항에서 금어기가 끝난 이후 처음으로 대게 경매가 이뤄졌으나 이날 거래량은 3t, 총 6000여 마리에 불과해 한마디로 기대 이하였다. 문제는 동해안의 대게 생산량이 2007년 4129t에서 2010년 1810t, 2013년 1570t까지 줄었다. 2014년에는 1706t으로 다소 늘어나는 듯 했으나 2015년에 1625t, 2016년 1400t으로 다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수산당국은 어민들의 무분별한 남획과 불법포획이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불법행위는 연중 포획이 금지된 대게 암컷과 크기가 9㎝ 이하인 어린 대게를 포획하는 행위다. 암컷 대게 한 마리가 5만∼7만개의 알을 품고 있으므로 불법포획이 대게 자원 고갈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대게는 10여년에 걸쳐 성장해야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어종으로 자원이 없어지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게 잡이는 6월부터 10월까지 금지하고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가능토록 하고 있으나 불법포획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 그나마 당국이 대게 불법포획 사범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처분을 과징금 처분 없이 어업정지 30일로 일원화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불법포획으로 과징금과 벌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또 다른 동해안 대표어종인 오징어의 어획양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가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크게 오르며 이맘 때 동해안 일대에서 형성되던 오징어 어군이 북한 지역까지 북상했고 여기에 중국 어선들이 대규모 불법 조업에 나서며 어획량이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국산 오징어 한 마리 가격이 4천 5백원 선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한마디로 금값이다. 이렇다보니 서해산 오징어가 동해 울릉산 오징어로 둔갑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서해안에서 잡은 냉동 오징어 50여t을 울릉도에 들여와 말린 뒤 울릉도에서 잡은 것처럼 속여 서울과 수도권 일대 편의점에 1만4천600마리를 납품한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동해안 대표어종들의 어획 부진은 정례화, 구조화 할 가능성이 높다. 어획량이 줄어들자 조급한 어민들이 치어 남획에 눈을 돌리고 있고 치어를 남획하니 최소한 10여년은 씨가 말라 어획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수산당국도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데 지도 단속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한편에서는 불법어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삼진이웃제 등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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