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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서 드러난 부실시공 책임 철저히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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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1-1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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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건축물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내진설계 1등급을 적용해 지은 지 3년 밖에 안된 고층아파트 외벽에 금이 가고 특정 구조로 건축된 상당수 건축물에서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자 피해주민들이 부실시공이 원인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진앙과 가까운 북구 흥해읍 한 아파트 단지는 지난 15일 규모 5.4 지진으로 외벽 곳곳에 엑스(X)자나 빗금 형태의 균열이 층층이 생겼다. 내부에도 금이 가거나 타일이 떨어진 곳이 많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 아파트 절반이상이 피해를 봤다. 이 아파트는 불과 3년 전인 2014년 6월에  완공해 주민들이 입주했다. 주민들은 당연히 시공사가 잘못 지은 탓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진발생 인근 지역에 지어진 필로티구조 건축물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기둥이 부러진 필로티 건물이 있는 포항 장성동을 전문가들이 조사해본 결과 전체 건물의 90%가 똑같은 필로티 구조였으며 이 중 절반이나 지진 피해를 당해 광범위한 부실시공이 의심되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두고 개방해놓은 건축 형식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1997~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필로티 구조를 이용한 주차공간 확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현재 1층에 상가시설이나 주차장 등을 두고 위층에 주거 공간을 마련해둔 빌라나 오피스텔은 대다수 필로티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필로티 구조는 건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하부 층이 약하기 때문에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  벽체가 없다보니 전체 하중이 고스란히 기둥으로 전해지는데다 지진에 따른 수평 압력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건축물 내진 기능 자가점검' 홈페이지를 통해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로 필로티 구조를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하필이면 같은 지역에서, 같은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에서 비슷한 피해를 봤느냐에 있다. 경북도도 규정대로 철근을 사용하지 않은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필로티 건물에 대한 전수 조사와 부실시공 의혹을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감리제도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정규모 이하의 건축물의 경우 감리자를 따로 지정하지 않고 설계자가 감리까지 맡아보는 자체 감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건축현장에서는 대부분의 설계자가 상주하기는커녕 코빼기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어서 시공자가 형식적으로 사진 몇 장 찍고 입맛대로 시공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실시공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이번에 드러난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원인을 꼼꼼히 조사해 상응하는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 정부도 필로티구조의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보강이 이뤄지도록 제도적, 금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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