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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을 제대로 살리는데 시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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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1-2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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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은 경주관광의 대표가 아니다. 단지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복합적으로 들어서는 초기단계의 거리일 뿐이다. 그러나 최근 경주 관광을 얘기할 때 상당부분 황리단길을 거론하는 듯해 아쉽다. 황리단길이라는 이름부터가 낯설고 어색하다. 서울의 '경리단길'을 모방해서 누군가가 명명하고 난 뒤 아무런 반성도 없이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대릉원길', '황남마을', '서라벌길' 등 얼마나 경주다운 이름이 많은가. 아무도 그 이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황리단길도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 비수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 지역에 여행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교통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소한 주말만이라도 이 거리를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여행자들이 불편 없이 거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여행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곳에 차가 버젓이 달리는 곳은 없다. 경주시는 말로는 관광객들을 위한 인프라를 확실하게 확보한다고 하면서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다.
 밤에도 문제다. 저녁 9시만 되면 이 거리는 어두워진다. 물론 이 거리의 상인들이 그 시간에 더 이상 손님이 들지 않기 때문에 문을 닫아버리는 것을 두고 강제적으로 늦게까지 개방하기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영업을 연장하는 것이 옳다. 경주시가 일정 시간 이후의 영업행위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서 지원해 주는 방법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거리의 가로등이 어둡다는 점이다. 서둘러야 한다. 늦은 밤에도 이 거리는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줘야 여행자들이 더 이 거리를 찾게 된다. 주요 관광도시의 여행자거리는 조도 높은 가로등을 설치해 두고 있다. 예산이 들더라도 이 부분은 하루빨리 개선이 돼야 할 문제다.
 또 업종의 다양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 거리에는 대부분 음식점과 카페가 주종을 이룬다. 값싼 숙소가 더 생겨야 하고 갤러리나 콘서트홀, 심지어 문화의거리에 있는 벼룩시장 노점상들도 이 거리에 모여야 한다. 그래야 이 거리가 더 활기를 띄고 살아난다. 여행자들은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즐기려 한다. 이 거리에만 오면 유적지나 관광지 방문을 마치고 휴식과 힐링을 즐길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줘야 한다.
 모처럼 경주의 관광이 살아나고 여행자들이 경주를 찾아오지만 황리단길을 걸었지만 뭔가 모자란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 거리는 더 꽃 피우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 경주시가 예의주시하면서 살려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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