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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진 수능에 최선 다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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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1-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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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으로 1주일 늦춰진 수능이 23일 치러진다. 수능일자가 주정되자 수많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균열이 간 고사장 안에서 불안하게 시험을 봐야 하는 포항의 입시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연기한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의견과 당초의 수능일자에 컨디션을 맞춰놨는데 불이익을 볼 수도 있으니 부당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모두 상당한 근거가 있는 주장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이익은 희생돼 왔다. 그러나 소수의 불이익이 부당하다면 다수가 희생을 감수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사회인식의 패러다임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이번 수능 연기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입시생들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세대이므로 이 같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경험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할 수 있다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여겨진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다수의 의견으로 소수의 선량한 시민이 희생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다수결의 폐해였다. 그러나 소수의 입장도 매우 의미심장한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다수 국민이 원한다면 그 소수사 희생당하는 것은 어떨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달랐다. 역대 규모 2위의 지진이었지만 체감 강도는 가장 컸다는 지진으로 포항시민은 물론이고 입시 당사자들은 혼란스러웠다. 만일 수능을 치르는 고사장에서 다시 지진을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답했을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당초 수능일에는 여진만 있었을 뿐 큰 지진이 없었긴 했지만 어느 누구도 미래의 일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포항의 입시생들 때문에 전국의 입시생들이 희생당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포항만 제외하고 수능을 치를 수 없는 입장이기에 교육부의 결단은 존중돼야 한다. 단 한 사람의 국민에게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철학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1주일이 연기됐지만 이제 수능은 치러진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수험생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하기를 바란다. 다소 불이익을 받았겠지만 한 사람의 성숙한 시민이 됐다는 자부심으로 극복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민주사회를 만드는데 중심이 되는 인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 시험을 준비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주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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