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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희생양보다 원인 찾는 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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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1-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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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원인을 놓고 지열발전사업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민들은 현 단계에서 서둘러야 할 일은 무언가 희생양을 찾기보다는 근본원인을 찾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항시는 일부 학자들에 의해 포항지열발전이 이번 지진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일부 시민들도 이런 의혹의 시선을 보내자 주민불안과 궁금증 해소, 정밀진단 필요성 등을 이유로 산업부에 정밀조사를 요청했다. 정부도 지난 22일 관련 의혹을 공식 제기한 이진한 고려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 지질·지진전문가로 정밀조사단을 구성, 조사 완료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포항시는 한발 더 나아가 정부 조사와 별도로 자체 전담조사반을 꾸려 지열발전소, 지질자원연구연구원과 함께 조사해 연관성이 있으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하지만 사업 주관기관인 넥스지오는 펄쩍 뛰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가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등 법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서울대, 넥스지오 등 9개 기관·업체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넥스지오는 포항지열발전 현장에 설치된 지열정은 직경 20cm, 깊이 4.3km의 2개 시추공으로 포항지진과 관련된 것으로 예상되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돼 있다" 면서 "연구진이 현장 주변에 설치, 운영 중인 정밀지진 관측시스템에서 단 한 차례도 뚜렷한 지진활동이 관측된 바 없다"며 이번 지진이 지열발전의 의해 유발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대한지질공학회 공동으로 연 긴급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최근 제기된 '포항 지열발전소가 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는데 입을 모았다. 특히 이 문제를 최초 제기했던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포항지진을 일으킨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로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의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인데 마치 그것이 최종 결론이나 유일한 원인처럼 받아들여져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포항지진의 원인은 어느 날 뚝딱 결론지을 일이 아니다. 특히 지열발전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같은 주장은 오히려 논점을 흐리거나 정치적, 경제적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전가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과학자들에게는 지진을 좀 더 깊이 연구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치인들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관련제도를 손보고 정비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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