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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상가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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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2-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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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의 기요미즈데라(淸水寺)는 사계절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4월 벚꽃이 만발하고 11월말부터 12월초까지는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봄·가을 성수기를 제외하고도 청수사는 교토는 물론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1년에 얼마만큼의 관광객이 몰리는지 헤어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요미즈데라에서 산넨자카, 네네노미치, 고다이지에 이르는 길은 납작한 돌이 깔린 한적하고 운치 있는 길로 계절에 따라 다른 정취가 있어 몇 번이나 다시 찾는 사람도 많다. 성수기에 이 골목은 관광객들로 미어터진다.
 기요미즈데라를 관광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경주의 불국사를 연관 상상하게 된다. 교토와 경주가 고도라는 점과 두 도시를 대표하는 사찰이라는 점, 관광의 정점이라는 점이 일맥상통한다. 기요미즈데라와 불국사는 어느 곳이 더 훌륭하다고 비교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두 사찰이 각각의 아름다움과 멋을 지니고 있어 평가하는 사람의 주관적 시점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찰에 이르는 길목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기요미즈데라에 접근하기 위해서 걷는 골목길은 현란할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갖춰져 있다. 식당과 상점, 기념품점, 전통 건물 등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이 잠시도 심심하지 않다. 골목길은 늘 여행자들로 붐벼 가만히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다. 오래된 전통 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수많은 편의시설을 갖춰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기요미즈데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불국사의 경우는 정말 한산하다. 상가는 한가하다 못해 거의 폐업수준에 이르렀고 최근 들어서는 숙박업소조차 크게 성업을 이루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경주는 왜 이 콘텐츠를 살리지 못하는가? 건물을 전면 개조할 필요도 없다. 단조롭기 짝이 없는 상가를 새로운 아이디어로 구성한다면 불국사도 기요미즈데라에 버금가는 다양성을 갖출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도시재생의 핵심이다.
 물론 기요미즈데라보다 불국사는 훨씬 한가해 신라 사찰이 가지는 적요함과 품격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만약 불국사 인근 지역도 기요미즈데라 골목처럼 갖춘다면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으뜸가는 관광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깊이 있는 고민과 아이디어를 낸다면 한가한 상가가 여행자들이 들끓는 지역으로 변모할 것이 분명하다. 서둘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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