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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하회탈, 53년 만의 귀환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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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2-1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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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21호 하회탈이 53년 만에 고향인 안동으로 돌아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안동시민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하회탈 원본 전부를 올해 말까지 안동에 돌려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회마을 동사(洞舍)에 보관되던 하회탈은 연구 등을 위해 국보지정 직전인 1964년 2월 반출돼 지금까지 줄곧 국립중앙박물관이 위탁 보관해 왔다.
 하회탈의 귀환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한마디로 안동시민들의 꾸준한 노력이 이같은 결실을 맺게 한 것이나 진배없다. 국보로 지정된 이후 1960년대 후반부터 간헐적으로 하회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해왔고, 1995년에는 안동시의회가 하회탈 환수 운동을 추진했다. 또 2004년에는 안동시도 나서 지역 문화재 반환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여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 초까지 안동민속박물관에서 52년 만에 처음으로 하회탈 13점 전부를 전시하는 특별전시회였다. 전시 기간 하회탈의 원본을 보기 위해 시민을 비롯한 관광객 4만 명이 구름처럼 몰려 안동시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했다. 매번 "제대로 된 보관시설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반환요구를 묵살해 왔던 문화재위원회도 이번만큼은 안동시민들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번 하화탈의 귀환을 계기로 제자리를 벗어나 타지를 떠도는 문화재들이 각자의 제 위치를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지방색이 짙은 문화재에 대해서는 제자리로 돌려보내겠다는 정책변화가 절실하다. 이는 문화재의 경우 '제자리에 있어야 그 가치가 높고 의미가 있다'는 원칙을 지킬 때 문화유산으로 진정성과 완전성을 갖추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정책에 있어서도 지방분권화가 진행돼야 한다. 과거 중앙집권화가 대세이고 강화할 당시는 모르지만 지방자치제가 강화되고 그 지자체가 문화재를 관리하고 보존하려는 능력이 향상된 지금은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려줘도 관리에 문제가 없다. 오히려 그 문화재로 인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지역민들 사이에 '우리문화재' 라는 공유의식과 문화재 사랑의식을 심어 줄 수 있다. 문화재청은 중앙박물관의 권위와 수도권 주민들의 문화복지 만을 고려 할 것이 아니라 지방의 특성과 주민들을 위한 문화정책으로 바꿀 때도 됐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뀔 만큼 교통여건이 좋아진 지금, 구태여 국보라 해서 서울에 위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방으로 분산 배치해 국민들의 여가와 교육여건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같은 종류의 문화재는 국보로 이중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바꿔, 국보 제 24-1호 등으로 병행하거나 대신 중앙박물관에 보물을 전시하고 '국보는 00박물관에 전시돼 있다'는 안내문을 게시하는 것이 지방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
 이제 안동시는 하회마을에 전시·관리동을 마련하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맞을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5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하회탈의 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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