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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천 하류 위치해 물 많고 비옥한 농토 지닌 `구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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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10-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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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길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양북면 구길리(九吉里)는 마을 뒷산이 마치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이라고 해서 구길(龜吉)이라고 부르다가 일제강점기 일본 관리들이 거북 구(龜)자가 쓰기 힘들다고 해서 단순한 아홉 구(九)자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덕음, 큰마을, 솔밭골 등 3개 자연마을로 구성된 구길리는 110가구에 18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종천의 하류에 위치한 구길리는 물이 풍부하고 농토가 문전옥답이라고 한다. 과거 제방이 생기기 전까지 어일에서 구길까지 약 4km에 이르는 숲이 제방 역할을 했고 여기에는 은어와 민물장어가 지천으로 서식했다. 지금도 초망을 던지는 어로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은어가 수도 없이 퍼덕이고 연어도 산란기에 빼곡하게 몰려온다. 물고기가 풍부한 구길리 대종천변에는 옛날부터 경주 시내 사람들이 몰려와 천렵을 즐기느라 동네가 시끌벅적하기도 했다.

                      ↑↑ 권영두(오른쪽) 이장과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나누고 있다.   

  대종천의 하류에 위치한 덕분에 풍부한 수량과 퇴적토가 문전옥답을 이뤘고 예로부터 양북면에서 농사짓기 좋은 마을로 손꼽혔다. 이 마을 사람들은 "가뭄이 들수록 농사가 더 잘 됐다"고 말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오히려 대종천이 범람해 농작물에 피해가 많았다는 뜻이다.

                      ↑↑ 양북면에서 유일하게 한라봉과 천혜향을 재배하는 대규모 비닐하우스.   

  1960년대에는 이 마을에 약 250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한 집에 최소 4명의 식구가 살았다고 본다면 당시 인구는 1000명이 넘는다. 권영두 이장은 "당시 농토가 비옥해 농사를 짓는 인구가 많이 살았다"며 "그러나 농약이나 비료가 없었던 때라 소출이 많지 않았고 농업기술이 떨어져 병충해가 돌면 흉년을 면할 길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농토는 많았어도 보릿고개를 면하기 힘들었던 형편이라 인근 도시 울산과 포항에 공장이 생기자 젊은 주민은 돈벌이를 위해 객지로 떠났고 그러면서 차츰차츰 인구가 줄어들게 됐다. 권 이장은 "이 같은 현실은 어느 농촌 마을이나 모두 같은 형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구길리의 평화로운 농가 풍경.   

  구길리는 안동권씨 집성촌이다. 지금도 전체 가구의 약 70%가 권씨 집안이다. 마을 한가운데 이 마을 입향조 동은(東隱) 권석물을 기리는 동은정(東隱亭)이 있다. 권석물은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으나 병자호란이 일어나 국토가 짓밟히는 모습을 보고 1658년 세상에 나오지 않고 숨어 지내겠다는 뜻을 지니고 식솔들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와 구길리에 정착했다. 동은정은 1927년 후손들이 지었다.

                      ↑↑ 구길리 최고령자 백두선 할머니.   

  구길리에는 최근 들어 토마토와 한라봉, 천혜향을 재배하는 농가가 생겨났다. 양북면에서 한라봉과 천혜향을 재배하는 곳은 구길 리가 유일하다. 약 20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한라봉과 천리향은 인근 대도시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판매되고 있다.

  또 구길리의 할머니들은 마을 농토에 산나물을 재배해 용돈을 벌어 쓰고 있다. 옛날에는 가까운 형제봉에 산나물을 채취하러 다녔지만 최근에는 농토를 갈아엎고 참나물과 취나물을 심어 산에 올라갈 필요가 없어졌다. 음력 2월과 3월에는 가까운 도시에서 할머니들이 재배한 산나물을 거둬들이기 위해 하루 2대의 차량이 들락날락한다.

                      ↑↑ 구매기술부 직원들이 마을잔치를 벌이고 있다.   

  권영두 이장도 특이한 아이디어를 냈다. 자신의 농토 약 300평을 갈아엎어 미나리를 심었다. 권 이장의 미나리 농사도 양북면에서는 유일하다. 대종천의 맑은 물과 청정한 마을의 환경을 이용해 미나리를 심고 그 이름을 '대종천 청정 미나리'라고 지었다. 미나리가 자라는 봄날에는 삼겹살까지 곁들여 현장에서 판매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권 이장은 "토마토, 한라봉, 천혜향, 산나물, 미나리 등 고소득 작물을 재배하고 나서 과거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수입이 높아졌다"며 "이제 농촌도 아이디어를 내면 충분히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 마을 최고령자는 백두선(92) 할머니다. 백 할머니는 "용동에서 20살에 9남매의 맏이에게 시집와 죽을 고생을 하면서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길쌈을 하면서 시동생과 시누이들 모두 시집장가 보내고 3남1녀 자녀들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한평생이 다 갔다"며 "아직 밭에 나가 일할 힘이 남아 있어 20년 전부터는 나물농사를 지어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성원전의 자매부서는 구매기술부다. 정동호 대리는 "구길리는 풍부한 수량과 기름진 농토처럼 주민들의 인심도 융숭하다"며 "원전정책에 대한 이해도 높고 협조도 원만하게 이뤄져 서로 신뢰하면서 자매부서 활동을 더욱 열심히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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