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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건강칼럼] 후각(嗅覺)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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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건강과학원 원장 임자 작성일20-11-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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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건강과학원 원장 임자동물의 신체 즉 육류(肉類)는, 맛이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에서는 항상 포식자의 표적이 되었다. 그러나 생물의 최대 천적(天敵)은 기생충과 병원균이라, 이들과 영원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할 숙명이다. 병원체 대책으로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면역력이며, 그 다양성과 성능을 계속 향상시킴으로써 생존이 보장된다. 면역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유성생식이며, 성(性)은 이를 위해 진화된 생존시스템이다.
 
  2억여 년 전 쥐라기 시대에 경이적으로 번영한 공룡이 갑자기 사라지자 그 전까지 야행성으로 땅속에 살았던 작은 동물들이 세계를 구가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천적(天敵)이 적은 땅속이나 어둠에서는 주위 환경을 인식하는 후각과 촉각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감각이었다. 땅속에 사는 두더지에서는 후각(嗅覺) 기능과 관련된 신경세포가 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땅 속의 지렁이 등을 탐지해 먹이로 삼고 있다. 옛날부터 밭에 마늘을 심으면 두더지가 없어진다고 한다. 마늘에는 냄새가 강한 알리신(항균성 함유황화합물)이 들어 있고, 이것이 그들을 몰아내기 때문이다.
 
  후각은 성(性)을 지배하는 본능적 '신경기구'와도 깊이 관련돼 있다. 예를 들어 후각(嗅覺)이 생식(生殖)행동을 지배하는 블루스효과(Bruce effect)라고 불리는 현상이 알려져 있다. 이는 교미 직후 암컷 쥐가 다른 수컷의 소변의 냄새를 맡음으로써, 수정(受精)한 수정란(受精卵)의 자궁 착상이 저해되거나 착상한 배아나 태아가 유산(遺産)하는 현상이다.
 
  임신(妊娠) 저해의 강도는, 다른 수컷과의 접촉 시간, 소변 노출 시간, 출산 경험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는 페로몬 분자와 관련되면서 진화된 코 점막(粘膜) 호미기로 불리는 특수 장치에 의해 감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무시무시한 반응은 새로운 수컷에 대한 적응 현상으로 기능하고 임신이 중단되기 때문에 다시 발정되어 새로운 수컷과의 교미가 가능해진다.
 
  이 같은 짝짓기 행동으로 다양한 수컷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손이 태어나 결과적으로 면역의 다양성을 확대하게 됐다. 임신의 계속이나 출산 후의 수유·육아에는 방대한 시간과 에너지가 요구된다. 자궁(子宮) 안에서 소수의 태아만 길러져, 산아(産兒)수(數)가 크게 제한되는 포유류에서는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이 진화했다고 한다.
 
  이족(二足)보행을 시작한 사람에게서는 먹이나 천적 냄새가 나는 땅에서 코의 위치가 높아지면서 순식간에 멀리까지 다양한 정보를 감지할 수 있는 시각(視覺)이 후각(嗅覺)을 대신해 생존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 되었다. 사실 수십 cm 범위밖에 식별할 수 없는 쥐에서는 후각 수용체가 1000종 이상이나 되지만, 시각적(視覺的)으로 뛰어난 인간에서는 350종정도밖에 없다. 그러나 5가지 미각 수용체를 결합하면, 매우 다양한 맛을 만들 수 있으므로 350가지의 후각 수용체가 동원되면 천문학적인 종류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게 된다.
 
  후각은 지극히 다양한 냄새분자를 미량(微量)으로 검지(檢知)할 수 있는 초고감도 인식시스템 이다. 그러나 이 예민한 후각은 특수한 신경 기구에 의해 신속하게 탈(脫)감작되어 단시간에 기능하지 않게 된다. 이 억제기구에 의해 무수한 냄새 분자가 충만한 세계에서도, 새로운 냄새 분자가 출현하면, 즉시 그 농도 변화를 검지해 인식할 수 있다. 경찰견이 유류품 등에 남겨진 미량의 냄새 분자를 가려내 범인을 추적하거나 마약(痲藥)을 찾아낼 수 있는 것도 이 신경기능 덕분이다.
 
  후각(嗅覺)은 음식물 등의 부패나 독물(毒物)의 유무(有無)를 감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기도 하며 면역기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면, 음식 냄새와 맛을 알 수 없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본(日本)의 저명한 한 학자는, 한술 더 떠서 치매환자의 대부분은 후각(嗅覺)의 기능이 마비되어 있다고 역학조사에서 밝히고 있다. 치매환자 집에 가서 냉장고를 조사했는데, 대부분의 고기가 상해서 냄새가 나고 있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전(全) 세계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병원체 대책으로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면역력이라 했다. '면역력'은커녕, 마스크를 하니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 인간(人間)들은 적?(인간)과의 전쟁에는 가공할 무기를 만들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는 그렇게도 쉽다는 '백신'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 참 한심(閑心)한 인간(人間)이로고.
지리산 건강과학원 원장 임자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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