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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랫벌에 맑은물… 후리질(저인망어업) 하던 마을 `감포 5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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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11-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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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포5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감포읍 감포(甘浦)5리는 후리자리, 혹은 후리마을이라고도 불린다. 감포항이 개항되기 전인 조선 중기부터 칡넝쿨로 그물을 만들어 소규모로 '후리질(저인망어업)'을 하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이주해 와서 그물과 장비로 마을 앞바다를 후리터로 개발해 살았다.

                    ↑↑ 이광호(왼쪽에서 두번째) 이장이 마을 주민들과 지나간 마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후리자리 주변에는 당수골, 오곡, 감뒤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당수골은 감포초등학교 뒤편에 있는 골짜기며 오곡은 당수골 위쪽 골짜기로 일명 까마귀 골짜기(까막골)라고도 한다. 당수골 좌우에 있는 들을 감뒤라 하며, 당수골 하구의 바다에 접해있는 모래사장 일대를 후리자리라고 했다. 이 마을에는 기압이 낮을 때 멸치 떼가 모래사장으로 뛰어 올라오기도 해 조선시대부터 칡넝쿨로 얽어 만든 그물로 물고기를 많이 몰이했다고 한다.

  감포5리의 앞바다가 매립되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진 시장이었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울산의 방어진이나 포항의 구룡포항 보다 더 발전한 항구였다. 모랫벌에 서는 장에는 사람도 많고 생선들도 지천으로 거래됐다. 마을 사람들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시장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기만 주워도 반찬을 만들어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 출항 준비를 하고 있는 어선.   
  그러나 감포항을 새롭게 축조하면서 마을의 모래사장은 매립이 됐고 기름 탱크와 냉동 공장, 수산인 회관 등의 조업시설이 들어서면서 마을과 바다를 가로막고 말았다. 감포항의 어민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감포5리 마을 주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편한 시설이 돼 버리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주민들은 "시설이 들어서고 난 뒤 땅값도 떨어지고 바다가 가로막혀 마을이 점점 쇠락하고 있다"며 "갈수록 발전이 더딘 마을로 전락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 출항에 앞서 선원들이 어구를 손질하고 있다.   
  이 마을에는 감포초등학교가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만 다니던 학교였지만 해방 이후에는 감포의 모든 초등학생들이 이 학교를 다녔다. 한 때 동경주에서는 가장 큰 학교였지만 지금은 감포읍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 학년에 한 학급만 있고 그나마 학급당 10명 이하의 학생들이 있어 조만간 폐교가 될 위기에 몰려 있다. 40년 전만 하더라도 한 학년에 5학급이 있었고 한 학급당 60명의 학생이 다녀 조회 때에는 운동장이 꽉 찰 정도였다.

  이광호 이장은 "어릴 때는 여름철에 창을 열지 못할 정도로 시원했지만 지금은 마을 앞 조업시설이 가로막혀 바람이 불지 않는다"며 "현재 이 마을에는 상권도 형성되지 않고 대부분의 주민이 직업이 없을 정도로 매우 낙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때 감포3리와 함께 감포읍의 상권을 주도할 정도로 번창했던 마을이 30~40년만에 고립되다시피 한 것이다. 소수의 주민만 어업에 종사할 뿐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이고 50대 이하는 거의 없을 정도다.
 
                      ↑↑ 감포5리의 한적한 골목길.   
  이 이장은 "어릴 때 마을 앞바다는 확 트여 있었고 아름다운 모래사장에 물이 워낙 맑아 수영을 할 정도였다"며 "이장으로서 미래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낙후된 마을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 감포초등학교.   
  이광호 이장은 "한때 대구나 내륙지역의 사람들이 이 마을로 관광을 오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포항으로 다 발걸음을 돌릴 정도로 이 마을에는 도로도 좁고 주차공간도 없다"며 "경주시가 해양관광 육성을 늦게 시작했고 그만큼 다른 해양관광도시에 비해 경쟁력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경주시가 최근 들어 해양관광 육성을 위해 정책을 내놓고 있는 시점에 다른 해양관광도시의 사례를 잘 살펴 감포항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 차죽자 마을 노인회 여성회장.   
  차죽자(80) 마을 노인회 여성회장은 "그래도 마을 사람들이 욕심이 없고 소박해 단합이 잘 되는 점은 자랑할만 하다"고 했다. 차 회장은 22살에 시집와 선원이던 남편이 29살에 사망하자 생선장사를 하면서 3남매를 키웠다고 한다. 차 회장은 "가자미, 도루묵, 오징어 등이 참 많이 잡혔고 감포의 생선이 인기가 많았다"며 "지금은 위판장이 들어서고 거래가 대형화 되면서 소규모 생선장사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 경영지원실 정보보안부 직원들이 마을회관의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월성원전의 자매부서는 경영지원실 정보보안부다. 이경수 주임은 "감포5리가 과거의 아름답고 활발했던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며 "순박한 주민들과 잘 지내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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