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김봉진 성공스토리, 섬소년에서 5천억대 기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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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작성일21-02-19 14:39본문
[경북신문=윤상원기자] 한국 스타트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최소 55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키로 해 화제다.
김 의장은 18일 세계적인 부자들의 기부 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가입했다. 이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106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더 기빙 플레지' 측이 이날 홈페이지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공개한 서약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작은 섬마을인 전남 완도군에서 태어난 김 의장은 고등학생 시절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대학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서 화가를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예술고교에 가지 못하고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서울예대(구 서울예전)에 들어가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대학 졸업 후 2002년 디자인 그룹 이모션에서 일한 뒤 네오위즈, NHN 등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어 그는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해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탄생시킨 스타트업계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러나 배달의민족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 의장은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개발자였던 친형 등과 함께 앱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였으나 1년여 간 수입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듬해 첫 투자를 받았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한동안 무보수로 일해야 했다.
시장도 배달의민족 성장을 마냥 기다려주진 않았다. 경쟁 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그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쓰레기통까지 뒤져가며 전단지를 모았다. 이렇게 발로 뛰며 확보한 데이터베이스가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이자 자산이 된 것이다.
배달의민족 등장 이후 배달음식점 전단지, 책자 광고가 줄어들기 시작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음식점 업주들은 기존 광고보다 저렴하면서 효과는 큰 광고 수단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갖게 된 것이다.
2018년 초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리서치가 전국의 배달음식점 업주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8 배달앱 효율성 조사’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경쟁 배달앱, 전단지, 포털 검색광고 등을 제치고 만족도, 가성비, 매출 기여도 등 모든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음식점 업주의 80% 이상이 배달의민족으로 광고한 이후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처럼 배달의민족은 국내 대표 배달앱으로 성장했고,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약 4조 7500억 원)로 평가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 2019년 자사 주식 4010만주와 현금 19억유로(약 2조5000억원)를 주고 인수했다. 토종 인터넷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김 의장이 보유한 우아한형제들 지분은 딜리버리히어로(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됐다. 당시 김 의장이 받기로 한 DH 지분(9.9%)의 가치는 4800억원대 정도였는데, 최근 배달 서비스 업계의 호황으로 주식 가치도 2.5배 올라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며 '더 기빙 플레지' 가입 이유를 밝혔다.
김 의장은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 기빙 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김 의장은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됐고,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김 의장은 우아한형제들과 DH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0여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할 예정이다.
한편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기빙플레지 회원의 약 75%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 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더 기빙 플레지'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다. 그 중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 219번째 '더 기빙 플레지' 회원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더 기빙 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더 기빙 플레지'는 회원 간의 도덕적 약속, 세계인을 상대로한 선언의 형태로 이뤄진다. 회원들은 본인의 관심사,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따라 향후 국내외의 적합한 자선단체,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함으로써 선언을 이행할 수 있다.
윤상원 ysw21@naver.com
김 의장은 18일 세계적인 부자들의 기부 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가입했다. 이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106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더 기빙 플레지' 측이 이날 홈페이지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공개한 서약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작은 섬마을인 전남 완도군에서 태어난 김 의장은 고등학생 시절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대학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서 화가를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예술고교에 가지 못하고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서울예대(구 서울예전)에 들어가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대학 졸업 후 2002년 디자인 그룹 이모션에서 일한 뒤 네오위즈, NHN 등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어 그는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해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탄생시킨 스타트업계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러나 배달의민족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 의장은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개발자였던 친형 등과 함께 앱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였으나 1년여 간 수입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듬해 첫 투자를 받았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한동안 무보수로 일해야 했다.
시장도 배달의민족 성장을 마냥 기다려주진 않았다. 경쟁 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그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쓰레기통까지 뒤져가며 전단지를 모았다. 이렇게 발로 뛰며 확보한 데이터베이스가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이자 자산이 된 것이다.
배달의민족 등장 이후 배달음식점 전단지, 책자 광고가 줄어들기 시작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음식점 업주들은 기존 광고보다 저렴하면서 효과는 큰 광고 수단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갖게 된 것이다.
2018년 초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리서치가 전국의 배달음식점 업주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8 배달앱 효율성 조사’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경쟁 배달앱, 전단지, 포털 검색광고 등을 제치고 만족도, 가성비, 매출 기여도 등 모든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음식점 업주의 80% 이상이 배달의민족으로 광고한 이후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처럼 배달의민족은 국내 대표 배달앱으로 성장했고,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약 4조 7500억 원)로 평가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 2019년 자사 주식 4010만주와 현금 19억유로(약 2조5000억원)를 주고 인수했다. 토종 인터넷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김 의장이 보유한 우아한형제들 지분은 딜리버리히어로(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됐다. 당시 김 의장이 받기로 한 DH 지분(9.9%)의 가치는 4800억원대 정도였는데, 최근 배달 서비스 업계의 호황으로 주식 가치도 2.5배 올라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며 '더 기빙 플레지' 가입 이유를 밝혔다.
김 의장은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 기빙 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김 의장은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됐고,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김 의장은 우아한형제들과 DH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0여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할 예정이다.
한편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기빙플레지 회원의 약 75%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 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더 기빙 플레지'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다. 그 중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 219번째 '더 기빙 플레지' 회원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더 기빙 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더 기빙 플레지'는 회원 간의 도덕적 약속, 세계인을 상대로한 선언의 형태로 이뤄진다. 회원들은 본인의 관심사,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따라 향후 국내외의 적합한 자선단체,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함으로써 선언을 이행할 수 있다.
윤상원 ysw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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