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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의 詩의 발견] 미리 읽어 본 아버지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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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작성일21-04-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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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너는 이제 더 이상 시 쓰지 마라
그저 차나 한 잔 마셔라
배고파도 더 이상 밥 먹지 말고
보고 싶어도 더 이상 찾아가지 마라
사랑이란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기 전 까지는
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
이 세상에 더 이상 남길 것은 없다
나는 그저 간다
어디로 가는지 나는 모른다
좀 있다가 목이 마르면
그저 물이나 한 잔 마시다가
너도 너 혼자서 어디로 가라
 -정호승, '미리 읽어 본 아버지의 유서' 
 
  '아버지의 유서'라는 형식을 빌려 시인이 시인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다.
   울림을 주는 영혼의 소리가 담긴 감동적인 시다.
   "너는 이제 더 이상 시 쓰지 마라!" 좋은 시를 쓰고 있는 정 시인에게 이제 절필하라는 충고가 오히려 독자들에게 낯설게 다가오면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시인이 자기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버지를 등장시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배고파도 참고, 보고 싶어도 참고, 마음을 비우고 그저 살아라, 이제 더 욕심을 버려라는 메시지다. "그저 차나 한 잔 마셔라"고 말한다.
   선사들이 잘 사용하는 "끽 다거!"다목이 마르면, 그저 물이나 한 잔 마시다가 "너 혼자서 어디로 가라"고 아버지가 선사처럼조용히 말씀 하신다.
   "더 이상 이 세상에 남길 것은 없다"고 단언 하시는 선사 닮은 아버지.구질구질한 삶, 허둥대는 삶, 얼빠진 시는 부질없는 짓임을 은근히 말해 주고 있다.
   "사랑이란/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기 전 까지는/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인생에서 중요한 사랑이란, "이별의 순간이 오기 전에는 사랑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고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아름답고 깊은 인식에서 나온 진술이다. 아버지는"나는 그저 가니까, 너도 너 혼자서 어디로 가라"고 한다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당신과 나의 삶! 그 깊이를 모르는 후회 속의 삶! 그래도 삶은 아름다워라, 오늘의 사랑은 아름다워라. 경주의 화려한 계절이 벌써 다 졌다.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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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