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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역풍이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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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1-04-2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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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전문가 고영관인생을 두고 목적지를 알 수 없는 항해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 하등 상관이 없는 일이겠지만, 그러나 한 번 태어난 사람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인생이라는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거울처럼 잔잔한 바다를 미끌어지듯 항해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지옥 같은 황천항해(荒天航海)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배풍(背風)을 받을 때도 있지만, 측풍(側風)을 받을 때도 있고, 때로는 강한 역풍(逆風)을 만날 때도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순풍(順風)을 좋아하고 역풍을 싫어하겠지만 그러나 노련한 항해사는 반드시 배풍만을 좋아하지 않으며, 측풍이나 강한 역풍 속어서도 항해를 하게 된다.
   실제로 세일러(sailor)들이 강한 배풍 항해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조향(操向)이 어렵기 때문이며, 오히려 조금은 비스듬히 불어오는 바람에 돛을 펼치면 훨씬 경쾌한 항해가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일찍이 대양을 항해해 본적이 있으며, 또 파이럿이 되어 하늘을 날아 본 적도 있다. 그런데 항공기의 경우, 비행 과정 중에 가장 위험한 단계가 바로 이륙과 착륙인데, 이착륙(離着陸) 시에 강한 배풍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며, 정 방향에서 불어오는 역풍이야말로 착륙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얘기다.
   역풍을 두려워하는 항해사는 좋은 항해사일 수 없고, 역풍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파일럿은 조종사로서의 자격이 없다.
   그러니까 역풍을 두려워하여 망설이고 좌고우면(左顧右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런 유약한 항해사들에게 배를 맡길 것인가?
   임진왜란 때의 얘기인데, 왜구들이 부산 '동래성'을 함락시키고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서울을 향해 북상하고 있는데도, 조선의 조정에서는 평생 붓자루밖에 휘둘러 본 적이 없는 인간들이 모여 '선조대왕'에게 간언한다."전하! 전세가 위중하옵니다. 자고로 계책 중에 상책이 36계라 하였아오니 한 시 바삐 몽진(蒙塵)하여 옥체를 보존하소서!"
   그러나 반도(半島)의 남쪽 끝 변방을 지키고 있던 이순신(李舜臣) 장군은 사즉생(死 生)의 각오로 분연히 일어나, 뛰어난 지략과 용맹으로 적을 닥치는 대로 물리치니, 만 백성이 그를 칭송하고 따르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런데, 조정에서는 이순신의 공(功)을 시기하는 자들이 구세주와 다름 없는 장군을 음해하기 바빴고, 무능한 선조는 이순신에게 상을 내리는 대신, 장군을 도성으로 압송하여 국문하고 파직한 후 백의종군을 명한다.

  내가 왜 갑자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진부한 우리 역사를 지금에 되돌아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왜구들의 간교한 이간계(離間計)와 기득권 유지만이 급급했던 간신배들의 이해관계는 일치했고, 오로지 권좌 유지에만 위협을 느낀 선조 앞에 우뚝 선 구국의 영웅 이순신은 그야말로 왜구보다 더 두려운 존재였을 터이다.
   무능한 장수 '원균'에게 백 이십 척의 전함(戰艦)은 무용지물이었던 반면, 지장(智將) 이순신에게 남겨진 불과 열 두 척의 전함은 그 열배가 넘는 적함들을 모조리 괴멸시키는 무서운 무기가 된다.
   지금 전 세계가 사상 초유의 펜데믹 사태에 휘말린 채,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피 말리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자들과 그것을 빼앗으려 하는 사람들의 다툼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역풍이 두려운 자는 배에 오르지 말라!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대통령이 '농부는 밭을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했다는데, 나는 표절하기 싫기 때문에 '어부는 바다를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고쳐 써 본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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