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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 더 이상의 감염자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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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0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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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독감이 발생한 것은 1918년이다. 20세기에 발생한 세 건의 인플루엔자 대유행 중 하나로 인류 역사상 가장 막대한 인적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독감이다. 1920년까지 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이 감염됐고 이 중 5000만 명에서 1억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347년 킵차크 부대에 의해 아시아 내륙의 페스트가 유럽에 전파되면서 유럽은 수년에 걸쳐 대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일명 '흑사병'이라고 불렸던 이 병으로 인해 당시의 유럽 인구가 5분의1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병으로 벽년전쟁이 중단되기도 했다. 페스트는 이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노동력 손실로 유럽 경제의 기반을 이루던 장원제도와 봉건제도의 기반이 흔들렸다. 유럽 사회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페스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신에 의존하기도 했다.
   2019년 겨울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3일 현재 전세계에서 1억5250만2327명이 감염됐고 319만9104명아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2만3728이 감염돼 1834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의료기술과 사회적 기반이 페스트나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던 시절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발달한 현재에 와서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사망했으니 코로나19의 위세는 페스트나 스페인 독감보다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위중한 지역은 역시 인도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처럼 의료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면 인도도 지금처럼 완전히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초기에는 인도 정부의 강력한 힌두 우월주의로 잘 봉쇄하는 듯했으나 느슨한 관리로 다시 유행이 시작됐고 현재는 어디에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를 정도로 넋을 놓고 있다. 산소 탱크가 없어 환자들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하게 증명해 준다. 인도는 현재 1955만7457이 감염돼 21만5542명이 사망했고 매일 30~4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경주에서 집중적으로 신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5만 인구에 3일간 37명이 발생했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다. 이번 집단감염의 고리가 됐던 경로당은 고령층들의 시설이어서 방역수칙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었을 수도 있다. 한때 "혼자서 밭갈이하는 농부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자랑하던 경주시의 방역수칙이 무너진 것이다. 전염병은 방심하면 들불처럼 번진다.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주시민들 스스로 이 위기를 넘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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